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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두마리 토끼 잡기
해빙기 두마리 토끼 잡기
  • 김증호
  • 승인 2015.02.10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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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증호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장
 2014년 2월 17일 경주시 양남면에 소재한 모 리조트 강당 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로 붕괴되면서 대학생과 이벤트직원이 희생된 대형 참사와 최근 2월 5일 심야에 광주시 봉선동에 소재한 모 아파트 뒤편 옹벽이 무너져 차량 수십 대가 매몰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해방기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해빙기는 한자로 풀이하면 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를 뜻한다. 이 시기에는 겨울철 얼어있던 땅이 봄기운에 녹기 시작하면서 머금고 있는 수분량이 증가해 공사장, 축대, 옹벽 등이 약해진다. 구체적인 정의나 기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매년 2~4월을 전후로 기상상황 및 지역적 여건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정하고 있다.

 최근 기상청에서 발표한 해빙기 전망으로는 일시적으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 변화가 클 때가 있겠지만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겠다고 발표했다.

 건설현장에서의 해빙기 시기에는 주로 절ㆍ성토사면 내 동결된 공극수가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석축, 옹벽, 담장 등 주변 시설물의 균열로 무너짐, 토압과 수압증가로 인한 지반침하 등으로 흙막이지보공의 무너짐, 건설현장 주변 침하로 인접 건물 시설물의 손상 또는 지하매설물 파손과 거푸집동바리, 비계 등 건설현장 가시설물의 변형에 따른 무너짐 등 지형ㆍ시설물 변형에 의한 재해와 산악지형의 바위틈 계곡, 바위능선 아래에서의 낙석, 낙방 등에 의한 재해가 발생한다.

 해빙기에 흙막이지보공과 절ㆍ성토사면, 지반침하로 인한 무너짐에서 발생하는 깔림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주변지반 및 인접건물과 건설현장 가시설물 등의 침하ㆍ균열ㆍ부식ㆍ손상 및 탈락의 유무와 상태 이상여부를 조사하고, 굴착사면 상부에는 하중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차량운행을 지양하거나 자재 등을 쌓아두지 않아야 한다.

 둘째, 최소 1일 1회 이상 순회점검을 실시해 매설물(가스관, 상ㆍ하수도관 등)의 안전 상태를 확인하고, 해빙기 융해에 의한 지지력감소의 원인이 되는 얼음 덩어리가 포함된 토사는 되메우기 및 성토용 재료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셋째, 절ㆍ성토사면 상부에 쌓였던 눈 녹은 물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산마루 측구 또는 도수로 등 배수로를 정비하고 동절기에 작업을 중단했던 터널공사의 경우 낙석으로 인한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암괴의 탈락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넷째, 굴착사면의 경사도 및 지하수위를 측정하고 토사사면 변위의 진행성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사면 계측을 실시하고 사면 안정을 위해 억제공법 등 근본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다섯째, 절토하는 경우에는 토질의 형상, 지층분포, 불연속면(절리ㆍ단층)방향 등을 사전에 검토하고 오픈 컷(Open cut)의 경우에는 토질에 알맞은 적정 굴착사면 구배를 확보해야 한다.

 지형이나 시설물에 의한 무너짐 외에도 해빙기에는 화재ㆍ폭발사고뿐만 아니라 넘어짐, 떨어짐이나 감김ㆍ끼임 등의 재해가 발생하기 쉽다. 그 중 빈번히 발생하는 넘어짐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할 때에 미끄러움에 저항할 수 있는 신발 밑바닥이 넓고 결이 많은 것을 신고, 장갑과 목도리를 착용해야 하고, 보행 시에는 보폭은 평소보다 좁게 하고, 상체는 약간 앞으로 숙이거나 낮추는 습관이 넘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춘분이 지나면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온도가 오르기 시작하고, 우리 몸은 변화하는 계절에 적응하기 위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면서 졸음으로 인한 부주의가 증가하게 되고 주ㆍ야와 실내ㆍ외 기온 차가 크면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상병 악화로 인한 뇌ㆍ심혈관질환이 더욱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건강한 사람과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반응하는 것도 다르다. 건강한 사람은 추위에 노출될 때 피부의 온도가 내려가 피부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열을 줄여준다. 몸이 외부 온도 변화를 감지해 스스로 보호하는 조절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는 이와 같은 조절기능이 없어 추위에 노출될 경우 피부의 온도는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뇌졸중이나 심장 발작이 일어나게 된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우리 주변의 각종 시설물을 점검하고 이상 발견 시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해 적기에 조치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설현장에서는 해빙기 재해예방 대책을 수립해 안전을 확인하고 실천해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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