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2:52 (목)
재해예방 어려운 게 아니다
재해예방 어려운 게 아니다
  • 이우석
  • 승인 2015.02.02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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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석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교육문화팀장
빙판길 넘어짐 재해사고 잦아
눈길 미숙 동부경남 사고 증가
작은 관심으로 위험요소 제거

 겨울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재해는 단연 넘어짐 재해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쌓인 눈 속의 보이지 않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눈 치우다 넘어지고, 눈이 녹아 다시 얼면서 거기에 또 미끄러져 넘어진다. 엉덩방아만 가볍게 찧고 끝나면 좋을 것을 손목부터 짚고 넘어지는 인간의 자동 반사 때문에 손목 부상을 많이 당한다. 그뿐 아니라 이륜차는 빙판길에 미끄러지면 사망사고로 이어진다. 눈과 얼음이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앗아간다는 사실이 무섭지 않은가!

 경남동부지역은 남해의 해양성 기후 영향을 많이 받아 전국에서 가장 온화한 편이기에 눈이 자주 오지 않는다. 하지만 눈이 조금만 와도 출근길 교통 대란이 발생하고, 크고 작은 교통사고, 보행 중 미끄러짐 사고 등으로 뉴스에도 오르내리고 주변 병원이 만원사례를 이룬다.

 이처럼 우리 지역은 눈이 익숙하지 않다. 이 익숙하지 않음 때문에 현장에서는 눈길, 빙판길에 의한 넘어짐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는 넘어짐 사고가 경남동부지역은 증가하고 있어 전국 대비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흔히들 산업재해예방을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업주 및 사업장 관계자들은 산업재해예방 활동이 돈도 많이 들고 서류도 복잡하고 탁상행정에 지나지 않다고 여긴다. 과연 그런 것일까? 물론 기계에 방호조치를 하고, 설비를 안전한 구조로 만드는 데 돈이 든다.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대상은 서류도 복잡하다.

 그렇다면, 넘어짐 재해예방활동도 많은 돈이 들고 서류도 복잡해서 어려운 것일까?

 넘어짐 사고예방은 어려운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일 뿐이다. 근로자는 바닥이 넓은 운동화나 작업화를 착용하고, 통행 바닥의 결빙상태를 확인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사업주는 제설작업, 바닥의 물기제거 등을 수시로 확인해 넘어짐 사고예방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눈이 올 때는 자신의 집 앞 결빙상태도 꼭 확인해 봐야 한다. 눈이 쌓이기 전에 미리 제설작업을 하고, 행여 신경을 못써 결빙이 됐다면 염화칼슘 등을 통해 빨리 녹여 집 앞 행인들의 안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조그마한 관심과 실천이 이루어진다면 어려웠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렵지 않게 되고, 다시 익숙해져 간다. 물론 익숙해진다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익숙함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가장 친숙한 예방법이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더 재해예방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단지 익숙하지 않은 것임을 명심하고 주변의 위험요소를 살펴보면서 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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