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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사온 실종
삼한사온 실종
  • 박태홍
  • 승인 2015.02.02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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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요즘 아침 시장에 나가보면 심심찮게 봄나물들이 눈에 띈다. 취나물, 씀바귀, 냉이, 삼채, 달래, 방풍, 원추리 등 3월이 돼야 볼 수 있었던 이 같은 봄나물들이 계절을 잊은 듯 봄 내음을 풍기고 있다.

 다만 우리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예전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삼한사온이라는 개념 자체의 날씨가 없어지면서 식물 자체도 기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정국이 어수선하니 날씨도 이에 따라 춤을 추듯 너울거리는 것일까? 알 길이 없다.

 예전의 삼한사온은 대륙성 고기압이 발달했다가 쇠약해지는 기간의 비율이 3:4 정도 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들의 선조들이 체험에 의해 얻어진 비율이었지만 겨울철 날씨의 대부분이 이와 맞아 떨어졌었다.

 그래서 겨울철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이에 대비한 농사준비를 했었고 일상생활에서도 이에 맞춰 생활해 나갔었다.

 먼 길을 떠나는 출타시도 삼한보다는 사온에 맞췄고 집안 대소사의 행사도 이에 맞춰 준비하고 실행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삼한사온보다는 기상예보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믿을 수 없을 만큼 기상변화가 심한 편이다.

 최근 들어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의 기후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발표한 바 있다. 30년 전 1980년대만 하더라도 시베리아의 고기압이 한반도의 겨울 추위에 영향을 끼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1990년대부터는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이른바 북극진동에 의해 우리나라 기온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겨울한파가 10여 일 이상 계속될 때가 있는가 하면 반대현상을 빚기도 해 예전의 삼한사온의 기후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기온변화 주기를 7일로 봐왔던 것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은 다음 달까지 한두 차례 추운 날씨가 찾아오겠지만 심한 한파 없이 올봄을 맞이할 수 있겠다며 조심스런 예상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올 겨울 추위는 겨울도 다 가기 전에 끝났다고 보는 것이 옳다.

 지난달 26일 기상청에 의하면 이달 들어 평균기온은 0.6도로 지난 30년간의 평균 기온 영하 1도보다 1.6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 다소의 차이를 보이긴 해도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경기권 기온이 6도를 오르내리고 있어 평년 수준 기온보다 2에서 4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반면에 지난해 12월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도 낮은 영하 0.5도를 기록하면서 한파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방의 기온도 경기권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한반도의 기온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앞서 서술한 시베리아의 찬바람과 북극진동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달 새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봄기운을 나타낸 것은 시베리아의 찬 대륙고기압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에서는 지난달에는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고받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추운 날이 많았고 이달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중국 남부지방의 공기가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기온이 오르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중남미 근처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게 관측되는 등 엘리뇨현상으로 인한 기온상승도 지금 우리 나라의 기온상승의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엘리뇨현상이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인간이 살아가기에 적당한 복사에너지 외에 인간이 만들어 내는 공해로 인해 지구의 기상이 변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즉 바람, 일사량, 이슬, 서리, 구름, 비, 눈, 일조시간 등의 증발량을 포함한 빛의 현상 등 많은 기상요인들이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말이다.

 이로 미뤄 볼 때 엘리뇨현상, 북극진동으로 인한 한반도 기후변화가 평년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얼었던 대지가 녹고 봄철 식물 또한 급 성장하면서 예년보다 일찍 우리들 눈에 띄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들 선조들의 체험에 의한 기상예보 삼한사온은 무대뒤켠 한쪽으로 사라진 것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의 기구온도는 각종 공해와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이라도 우리들은 지구와 한반도를 둘러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 그 대응책을 고심하고 강구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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