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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圖(노송도)
老松圖(노송도)
  • 송종복
  • 승인 2015.01.21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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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老:노 - 늙다 松:송 - 소나무 圖:도 - 그림

 신라 솔거는 경주 황룡사 외벽에 노송도를 그렸다. 이는 실물과 흡사해 참새가 날아가 앉다가 떨어져 죽었다. 참새는 색맹인데 어찌 그림을 확인했을까. 쫓기다 부딪쳐 죽은 것을.

 노송도(老松圖)는 7세기 유명한 화가 솔거(率居)가 경주 황룡사 대웅전 외벽에 그렸다. ‘동사유고’에 솔거는 농가에서 태어나 그림에 열중했으나 벽촌에 스승이 없어 천신(天神)에게 가르침을 청하니, 꿈속에서 단군으로부터 신필을 받아, 꿈속에서 본 단군화상을 1천여 폭이나 그렸다고 한다. 이 외에도 분황사에 관음보살상, 진주 단속사에 유마상을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의 그림은 ‘신화(神畵)’라 불리고 있으나 현재 전하지는 않고 그 전설만이 전해오고 있다.

 솔거(率居)는 그림을 잘 그렸으며, 그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는 그 줄기 껍질이 비늘처럼 일어서고, 솔가지와 솔잎은 실물같이 생동한다고 한다. 이 노송도는 실체와 흡사해, 참새가 보고 날아들다가 벽에 부딪쳐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의령군청 앞 중동사거리 한 건물 외벽에 그려진 소나무 그림에 새가 날아들어 행인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이 그림의 소나무 가지부분에 지름 10㎝ 정도 구멍이 있었고, 이 구멍으로 새들이 드나들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새가 마치 나무 가지에 앉는 듯한 착각을 하고 세간에는 노송도라 불렸다.

 또 십여 년 전에 진주에서 일어난 일이다. 까치가 전주 윗부분에 둥지를 틀기 위해 나뭇가지 또는 철사 동강 등을 물어 놓는데, 이때 철사(鐵絲)가 전기선에 ‘스파크’ 돼 정전되는 사태가 왕왕 있었다. 이에 까치는 노랑을 싫어한다는 얘기가 있어 전주(電柱)에 노랑페인트로 색칠한 적이 있다. 여기에 의문점이 너무 많다. 동물학자 등이 연구한 결과 금수(禽獸)는 전부 색맹으로 색깔을 구별할 수 없다는 것으로 판명됐다. 금수의 시력을 조사한 결과 제일 시력이 좋은 것은 개(犬)이고, 제일 시력이 나쁜 것은 참새로 판명됐다.

 스페인의 투우대회에 투우사가 붉은 ‘망토’를 흔드는 것은 소에게 겁주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관중에게 흥분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참새는 시력이 너무 약해서 낮에만 날아다니고 밤에는 아예 날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100m 전방에 있는 허수아비를 보고 사람으로 착각해 도망을 간다. 따라서 시력이 제일 약한 참새로 하여금 그 노송도를 실물로 알고 거기에 앉다가 떨어져 죽었다는 것은 억지춘향이지, 실은 참새가 착각해 쫓기다 부딪쳐 죽은 것이 아닐지. 이는 솔거의 화풍을 인정하려고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을 만들어 교육을 시키고 있다. 우리역사는 언제나 고쳐질지 적막강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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