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20:48 (화)
말싸움하는 지도자는 싫다
말싸움하는 지도자는 싫다
  • 박태홍
  • 승인 2015.01.19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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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입 있다고 어떻게 할 말을 다하나.”

 요즘 국민들이 정치인이나 신문방송에 이름 석 자가 자주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두고 비아냥거리는 말 중의 첫 마디가 이렇다. 이 같은 사례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지난 14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벌어진 이재오 의원과 이정현 의원의 설전을 사례로 꼽을 수 있다. 5선의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으로 회자되고 있는 비서관들에게 면죄부보다 더 큰 힘을 실어줘 국정운영의 실세가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정현 최고위원은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인데 이것조차 판단을 못 하면 정치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고 새누리당도 정당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맞선 것이다. 이들 두 의원의 말은 국민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될 방송 카메라가 돌고 있는 곳이어서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대통령과 청와대를 꼬집는 이재오 의원도 그렇고 이에 발끈한 이정현 의원의 먹고사는 문제의 발언도 시대를 모르는 부적절한 표현인성싶다. 집권여당의 최고중진연석회의라면 적어도 둘로 갈라진 듯한 사회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해소를 어떻게 할 것인가 쯤은 논의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선별적 복지가 타당한가 아니면 보편적 복지가 맞는가에 머리를 맞대어 숙의해야 할 사람들이 계파 간 갈등으로 보여 지는 쌈박질이나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대체 누굴 믿고 살아가겠나. 안타깝기 짝이 없는 현실이다.

 이재오 의원이 국태민안을 염두에 두고 충정의 말이라고 쏟아낸 말은 자칫하면 항명으로 비쳐질 수 있고 이정현 의원의 먹고사는 문제의 발언은 시대를 잘못 헤아린 온당치 못한 표현이었다는 지적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복지가 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등장하게 된 것도 이제는 경제적 성장만을 성공한 삶의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행복하게 살고 싶은 국민들을 두고 이정현 의원이 먹고사는 것에 비유했으니 시대를 초월한 넌센스가 아닌가 싶다. 집권여당의 최고중진연석회의가 이정도이니 국민들은 어디에서 누굴 믿고 생업에 종사하며 희망을 걸고 살아가겠나.

 이와 유사한 사례가 경남도에서도 일어나 도민들의 걱정을 증폭시키고 있다. 홍준표 경남 도지사가 진주의 김재경, 박대출 국회의원을 향한 경고성 발언이다. 홍 지사는 진주지역의 두 의원을 경남도의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경남도의 현안마다 이들이 발목을 잡는다고 공식 석상에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누구인가? 정치에 그리고 경남도정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다 아는 그런 인물이다. 최근 들어 대권 주자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도 하다. 홍 지사는 1954년 12월생이니 우리나라 나이로 61세다. 본인 스스로 “정치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꿈 아니겠나”라고 말한 담대한 정치인이면서 지금은 행정가다. ‘변방’, ‘나 돌아가고 싶다’, ‘이 시대는 그렇게 흘러가는가’ 등 책도 여러 권 펴낸 양식있는 지도자다. 검사, 국회의원, 도지사를 거치는 동안 그의 궤적은 청렴하면서도 뚜렷하고 거침이 없다.

 진주의료원 폐쇄, 무상급식지원 중단 등 그의 뚜렷한 정치소신이 이 시대가 바라는 진정한 지도자로 발돋움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홍 지사도 이쯤 됐으니 아니 대통령이 꿈이라면 남부대륙철도 조기착공과 관련, 김재경 의원과 뜻이 다르더라도 수용할 것과 버릴 것을 구분, 뜻을 함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박대출 의원과도 마찬가지다. 박 의원의 평소 정치 소신인 “진주에 공공의료 기능이 필요하다. 그 방식은 특화전문병원 등을 포함해 서부경남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말이 진주의료원의 재개원을 주장한 것처럼 잘못 비춰진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 설사 두 의원이 홍 지사의 뜻과 반하는 의견대립이 되더래도 홍 지사가 부둥켜안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중용의 깨우침 또한 지도자의 덕목 아닌가?

 2015년 홍 지사의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2014년 경남 미래 50년의 초석을 쌓았다면 올해는 항공, 나노, 해양 플랜트 등 3개 국가 산단 개발이 확정된 만큼 이를 중심으로 한 경남미래 50년 전략사업에 전력 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민 자녀 교육지원 사업의 성공적 안착으로 무상급식의 허욕을 전 국민들께 고지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또 과거에 얽매여 서로 뒤엉켜 싸우는 것보다는 미래를 향한 도정과 국정구상에 전력 질주해야 할 인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도민들도 막말을 내뱉으며 쌈박질하는 지도자를 원치 않는 것 또한 이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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