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0:13 (금)
도민은 진실게임 ‘진실’ 알고 있다
도민은 진실게임 ‘진실’ 알고 있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01.18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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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홍준표 경남지사와 진주 출신 김재경, 박대출 국회의원 간의 진실게임에 경남도민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불똥이 자신에게만 옮겨붙지 않는다면 이만큼 스펙터클한 구경거리도 없다. 또 불은 열정적이지만 파괴적인 이중성을 갖고 있기에 그 재미가 쏠쏠하다. 이에 비할 바 아니지만 싸움구경도 제법이다. 그 불구경이, 싸움구경이 이젠 툭하면 이곳저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갑(甲)질 논란으로 변했다. 그 논란이 진실 게임으로 이어지면서 우리사회의 핵심키워드로 자리 잡았기에 ‘말’ 잘못했다가는 본전은커녕, 파직을 면치 못할 정도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구경꾼이 어느 한쪽의 완승을 일궈내도록 하는 매질(여론)에 큰 힘을 보태는 것 때문이다. 여론이란 게 쓰나미와 다를 바 없어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게 문제지만 일방적 완승으로 매듭지어지는 극단적인 게 우리의 현주소다.

 갑(甲)질이란 게 대기업의 갑질, 원청업체의 갑질, 하다못해 아파트 경비원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입주민의 갑질까지, 곳곳에서 갑질이 범람하고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갑질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진돗개가 실세라지만 조무래기들의 갑질 논란도 여간 아님이 드러났다.

 권력자의 측근들이 국정시스템을 농락하는지 알 수 없지만 뒷말이 많아 집권 3년 차인 2015년도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갑질은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하는 망언을 말한다. 즉 헛소리가 그 단초다.

 전 국회의원인 모 공공기관의 장(長)은 현재도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밭갈이에 여념이 없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꼭 하고 싶은 게 뭐냐고 하면 생각도 않고 바로 국회의원이다’고 답한다. 온갖 특권에도 사회적 책임이 따르지 않고 갑질이 잦은 집단과 함께하려 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우월적 지위에서 불거지는 자만심에서 내뱉은 말이 화근이 되는 경우가 잦다. 그때면 정치인들은 은유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 알 듯 모를 듯한 단어들로 난처한 상황이나 속내를 감추며 어물쩍 넘어가려고 그런 표현을 자주 쓴다. 그래서 쉽게 묻히는 것 같지만 꼬리는 끊이질 않는다. 때가 되면 되살아나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또 회자된다. 

 창원 출신 안홍준 의원은 지난해 국회에서 단식하는 세월호 유족에게 "벌써 실려 가야 하는 거 아냐?"라며, "단식은 죽을 각오로 해야 돼 병원에 실려 가도록"이란 발언으로 국민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이후 유가족의 건강을 염려해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곱게 받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2012년 6월 도내 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야당을 지지하려면 이민 가라”고 해 전국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안 의원은 “그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농담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이에 뒤지지 않는 게 김태호 의원이란 평이다. 지난해 11월, 돌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불과 12일 만에 복귀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기득권 포기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이라고 했다가 당의 혁신ㆍ쇄신과 변화를 위해 복귀한다는 주장에 진실이 무엇인지에 앞서 도민들은 처신의 가벼움에 의아해 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김해시장과의 밤늦은 폭언전화도 논란을 몰고 왔다.

 김해시장은 김 의원이 일방적으로 폭언을 퍼부었다는 주장인 반면, 김 의원은 시장이 먼저 도발을 했고, 고성을 주고받았을 뿐이란 주장이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세월호 구조 작업을 마치고 돌아오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1항공구조대 대원 5명의 영결식장에서 기념사진 촬영으로 비난을 산 바 있다. 이에 앞서 홍어X논란 등 너무 잦은 논란이 있었다.

 최근에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진주지역 김재경, 박대출 국회의원 간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지난 12일 홍 지사는 진주시청 순방 때 “지역 정치인이 도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지원을 받아 본 적도 없어 앞으로 도에서 여는 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홍 지사는 “균형 발전을 위해 서부권 대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도정에 협조는 못 할망정 의원들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당사자인 두 국회의원은 “도지사가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자료를 내는 등 단단히 화가 난 듯하다. 하지만 홍준표 경남지사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작심한 듯, 공개된 발언을 해서 어정쩡함이 없이 ‘모 아니면 도’를 택하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도민을 혼란케 해서는 안 되고 진실도 밝혀져야 하기에 더욱 간단하지가 않을 것 같다. 경남도민들은 지사가, 국회의원이 경남발전을 위해 능력 있는 인물이기에 택했을 것이다. ‘소인배들에게 다스림을 맡기면 끝내는 재해가 한꺼번에 닥쳐온다. 그땐 유능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사태에 이르고 만다’고 ‘대학’은 훈육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내년이고 홍 지사가 뜻을 밝힌 대선은 2017년이다. 그 결과는 도민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경남도민들이 진주에서 벌어진 진실게임의 진위(眞僞)에 많은 관심을 갖는 진정한 이유는 불구경보다 그 선택을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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