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御賜花(어사화)
御賜花(어사화)
  • 송종복
  • 승인 2015.01.07 2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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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御:어 -임금(어거하다) 賜:사 - 주다 花:화 - 꽃

 과거의 장원급제자에게 왕이 하사하는 종이 꽃이며, 이를 가문의 영광으로 간직하는데 최근에 출현되어 춘향전이 실존임을 알게 됐다. 이 꽃은 출세를 상징한다.

 ‘남원애수’에 /한양 천리 떠나간들 너를 어이 잊을쏘냐… 춘향아 울지마라 달래었건만… 알상급제 과거보는 한양이라 주막집에… 급제한 이도령은 즐거웠건만/은 불멸의 가수 배호가 부른 노래다. 급제한 이도령이 임금으로부터 받은 꽃이 어사화(御史花)다. 이 어사화가 지난해 4월 발현됨으로 이몽룡(이도령)의 행적이 드러났다. 또한 그는 임금의 명을 받아 교서를 지었다는 계서유고(溪西遺稿), 중국 사신으로 다녀온 기행문인 연행일기(燕行日記), 암행어사의 행적기록인 호남암행록(湖南暗行錄)을 근거로 확인됐다. 또한 성이성(이몽룡)의 13세손 성기호(74세)가 간직한 유물 700여 점 중에 ‘어사화’가 나왔다.

 이몽룡(이도령)은 가명이며 본명은 성이성(成以性 : 1595~1664)이다. 그는 400년 전에 전북 남원에서 ‘암행어사 출도’를 외쳤고, 지난해 4월에는 경북 봉화에서 ‘어사화 출현’이 있었다. 이 어사화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이몽룡이 하사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성이성은 사춘기(12~16세) 때 그의 부친 성안의(成安義)가 남원부사로 부임할 때 아버지를 따라 남원으로 가게 됐고, 그가 16세 때 남원 광한루에서 춘향이를 만나 ‘러브스토리’가 탄생했다.

 어사화는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한 자에게 임금께서 내리는 꽃으로, 실제 꽃이 아닌 조화로써 일종의 장신구다. 이 꽃은 머리에 쓰는 관에 꽂도록 돼 있다. 꽃 길이가 약 90㎝ 정도의 참대오리 2개를 푸른 종이를 감고, 다홍색ㆍ보라색ㆍ노란색 등의 종이로 만든 무궁화송이를 끼워 만든 것이다. ‘용재총화(□齋叢話)’에 의하면, 장원급제한 사람은 어사화의 한쪽 끝은 복두(□頭)뒤에 꽂고, 다른 쪽은 명주실로 잡아매어 머리 위로 휘어 넘겨서 입에 물고 3일간 유가(遊街)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가문의 영광으로 보존하는데 마침 이 어사화가 발현됨으로서 소설의 주인공 이도령(이몽룡)이 실존 인물임을 알게 됐다.

 성이성(이몽룡)은 경북 순흥부(영주시) 가평리에서 태어나 1627년(인조5) 문과에 급제해 사간원과 홍문관을 거쳐 합천현감, 담양군수, 진주목사, 창원부사, 강계부사를 역임했다. 또한 경상ㆍ호서ㆍ호남지역의 암행어사를 네 번이나 거쳤다. 그는 관직생활을 통해 근검ㆍ청빈ㆍ강직ㆍ직언으로 명성이 높았으며 청백리에 뽑힌 인물이다. 이제 이몽룡(성이성)은 절세의 ‘로맨틱’한 ‘풀래이보이’가 아닌 ‘청백리’라는 것을, 이 어사화(御史花)를 통하여 다시 한 번 역사를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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