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33 (금)
독도는 우리 땅이라 하지만…
독도는 우리 땅이라 하지만…
  • 조성돈
  • 승인 2015.01.05 2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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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동남아 국가 국민들 대부분은 독도가 일본 땅인 줄 알고 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말레이시아와 대만인들 2/3 이상(66.7%)이 “독도가 일본 땅이다”라고 생각하고 있고 호주인은 58.8%, 인도네시아인은 55.6%, 필리핀인은 54.5%에 달한다. 독도가 일본 땅인데 한국이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Far Eastern Economic Review)’지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그들의 생각이 그러하다면 그 나라 지도자들 역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역사적으로 일본을 썩 좋아하지 않는 그들도 일본의 억지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우방인 미국의 생각은 어떠할까. 지난 4일 공개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국가정보보고서) 한국편 지도에서 독도의 미국식 표기인 ‘리앙쿠르 암초’(LiancourtRocks)가 삭제됐다 한다. 즉 리앙쿠르 암초가 한국편 지도에는 없고 일본편 지도에만 등장한 것은 간접적으로 독도의 주인을 일본으로 여긴 예사롭지 않은 사건이다. 월드 팩트북은 세계 주요기관들이 국가정보 인용 때 기본정보로 활용하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자료다. 독도를 국제분쟁화하려는 일본 측의 지속적인 로비가 CIA에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에서 의구심이 들 정도로 소극적인 미국보다 중국이 더 우방일 수도 있음을 차제에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모든 우리나라 국민들은 독도가 한국 땅이라 생각할까. 그렇지도 않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는 것에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즉 세계 제2차대전의 종식으로 일제 강점기가 끝났을 때에 맺은 평화협정에서 일본이 반환해야 할 대한민국의 영토는 남한과 북한 그리고 제주도와 대마도 등 세 개의 도서에 국한될 뿐 독도는 제외됐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

 정부 조차도 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위안부 문제 대처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걸어오는 시비에 말려 분쟁지역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는 ‘결연하게’ 대응하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별다른 대응 전략이 없는 정부는 그동안 ‘로키(저강도 대응)’로 일관해 왔다. 정부는 ‘차분하고 단호한 대응’이라고 강변하지만 정부의 대응을 ‘단호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실제로는 너무 ‘조용한’ 외교라는 비판이 많다. 독도 입도지원센터 건립과 관련한 국회 예산을 통과시켜놓고도 건립 자체는 계속 보류하고 있다. 혹시 일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겁먹은 것은 아닐까?

 우리 땅은 그냥 우리 땅인 것이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대수인가 생각해서는 안된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억지부리는 나라로 여겨질 경우 그것이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일본 측의 장기전략은 뻔하다. 두 나라의 ‘독도영유권’주장을 일대일의 대등한 지위로 변전시키고, ‘논쟁’을 ‘분쟁’으로 격상시켜서 기회를 보아, 국제사법재판소 경유하거나, 극단적으로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 상황을 대비, 일본은 장기전략을 수립, 착착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때에는 국제사회, 특히 이웃나라의 의견이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군중집회나 네티즌의 소란 등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임진왜란 당시 조정의 태도가 떠오른다. 일본이 침략전쟁을 착착 준비하고 있음을 알고도 조정은 낙관했고, 그 결과 한반도는 순식간에 일본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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