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7:00 (수)
영화 보고 눈물 흘린 두 정치인
영화 보고 눈물 흘린 두 정치인
  • 박태홍
  • 승인 2015.01.05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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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영화 한 편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영화 국제시장이 여ㆍ야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두 거물 정치인 김무성과 문재인을 함께 울렸으니 말이다.

 윤제균 감독, 황정민ㆍ김윤진 주연의 국제시장은 1950년 6ㆍ25 한국전쟁 이후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의 아버지(황정민 역)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황정민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부모ㆍ형제들을 위해 삶을 살아야 했던 처절한 우리들 아버지의 상을 그려냈다. 1950년 이후 한국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 영화에는 서독으로 간 간호사와 광부, 파월장병들의 얘기도 가미했다. 영화 속의 그 시절,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희망이란 게 있었다.

 국가 시책도 국민의 정서와 일치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가 유선방송을 통해 아침저녁으로 흘러나오면서 국민운동으로 확산되던 시기였다. 이어서 경제개발 5개년이란 국정에 국민들도 혼연일체가 돼 독일의 지하탄광으로 월남의 전쟁터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시대 우리들의 아버지 세대가 죽음을 담보로 벌어들인 외화벌이가 종잣돈이 돼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잠시 언급됐지만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태극기를 내려야 하는 하기식 곡이 울려 퍼지면 중단하던 우리들 부모들의 국가관이 그대로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 당시 우리들 부모들은 개인의 삶보다는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국익우선주의였다. 외래품을 배격하고 국산품을 애용했다. 분식 장려를 위한 일환으로 세끼 중 한 끼는 밀가루로 대신했다.

 그때 그 시절 학생들은 어떠했는가? 학교 운동장을 고르기 위해 강가의 모래를 직접 퍼다 날랐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서 파리와 쥐를 잡아 선생님의 검사를 득해야 했다. 4월이 되면 야산에 나무를 심었고 소나무의 송충이도 잡아야 했다. 여름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냇물을 퍼다 논에 물을 댔다. 이뿐인가? 폐품활용이란 명제 아래 집 주변의 빈 병이나 휴지조각, 찌그러진 양푼이 등 폐품을 모았다. 허기진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미국에서 원조받은 강냉이 가루로 죽을 쑤어 먹이기도 했다.

 이 같은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두 거물 정치인이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눈물을 흘린 이유는 무엇일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5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65세다. 문재인 의원이 53년생이니 두 살 아래다. 이들은 영화 국제시장의 주 무대인 부산에서 성장했으며 둘 다 부산 영도구, 사상구 출신 국회의원이다. 국제시장은 부산광역시 중구 신천동에 위치해 있는 재래시장이다. 먹거리가 일품인 곳이 많고 야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영남일 대의 큰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국제시장은 개봉 이후 5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집계된 바 있다. 앞으로 관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영화 한 편이 사회에 던져지는 메시지는 다각도로 활용된 것으로 사료된다. 신문, 통신, 방송, 영화, 소설, 시 등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다양하다 할 수 있다. 사회적 분위기를 담은 종합적 의견을 작품으로 완성 시킬 때 그 작품은 더한 빛을 발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이 같은 점을 감안 할 때 영화 국제시장도 때를 잘 맞춰 흥행적으로나 국민들의 정서 함양에도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보여진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로 시작되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우리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일제 강점기 시대 국민들의 서러움을 달래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홍신이 81년 주간 한국에 연재한 대하소설 인간시장이 우리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80년대 민주화를 향한 우리들의 울분을 토로했던 시기에 장총찬이란 주인공을 등장시켜 사회 비리를 척결한 줄거리가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때도 오늘날처럼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암울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과거를 생각지 않는 미래는 없다고 했다. 김무성, 문재인 두 거물 정치인의 심금을 울린 영화 국제시장에서 이들은 무엇을 깨우치고 눈물을 흘렸을까? 2015년 그들에게 거는 우리들의 기대는 대권을 향한 언행과 몸짓보다는 영화 속의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감성으로 부모 형제와 이웃을 사랑하고 국익을 우선시하는 진솔된 삶의 양식을 배워 희망이 살아 숨 쉬는 그런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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