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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식 청년일자리 창출
홍준표식 청년일자리 창출
  • 원종하
  • 승인 2014.12.30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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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국제경상학부 교수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갑오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모두가 힘든 1년을 보냈겠지만 우리사회의 허리가 돼 당당하게 삶을 준비해야 할 젊은이들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청년실신(등록금은 대출했지만 취업에 실패해 신용유의자가 되는 청년),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 동아리고시(취업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만 가입해 활동하는 학생)와 같은 단어는 젊은이들에게 어울리지 않지만 그들을 풍자하는 2014년 신조어가 됐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주는 정부 학자금 대출은 취업을 하지 못하면 졸업과 동시에 말 그대로 빚이 된다.

 간신히 어렵게 졸업은 했지만 취업이 안 되면 재학 중에 낸 학자금 대출 상환을 할 수 없어 신용유의자로 전락하는 현실이다.

 청년실업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대학, 사회, 지자체 등 전방위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하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취업 현실에서 경남의 기업트랙제도가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홍준표식 청년 일자리 창출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홍준표 경남지사가 취임 하자마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업을 직접적으로 참여시킨 제도다.

 인제대ㆍ창원대 등 경남 내 19개 대학 전체가 혜택을 보고 있다.

 미리 학생을 선발해 학기 중에 그 기업에서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과거 OJT교육과 같은 추가교육이 필요 없어져 비용이 절감될 뿐만 아니라 바로 현업에 투입 할 수 있어 인적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상도는 2015년에도 다양한 산학관 연계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취업역량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미스매치와 청년고용확대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2017년까지 도내 대학 졸업생의 5%에 해당하는 1천명 이상까지 기업트랙 인원을 늘려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참 잘한 정책이다.

 일자리는 청년들에게 중요한 삶의 결과이자 시작이다.

 인간은 일을 통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며 자아실현의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자존감 회복과 경제적인 활동 등 삶을 살아가는데 동력을 부여받는다.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 일을 진행하는 담당 부서 실무자의 마인드와 열정이 중요하다.

 업무 특성상 책상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이기에 현장을 찾아다녀야 하고 경영책임자를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권유하는 일은 공무원으로 하기에는 고된 일들의 연속일 것이다.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담당자와 관계자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일자리의 주요 공급처인 대학도 시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문자화된 책 속에 보관돼 있는 기호화된 지식을 중요시해왔다면 이제 경험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지식의 원천으로 보는 즉, 체화(體化)된 지식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기업 등 현장에서 활용되는 체화된 지식과 기술은 교육-학습-자격인증의 목표로 경력단계를 밟아간다.

 이러한 경로는 과학발전과 기술혁신을 위한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동안 기호화된 전통적인 지식과 교육은 학교 밖에서 환영을 받지 못했다.

 대학이 아직도 공급자 중심적인 행동양식을 고집하며 현장의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대학에서 배출된 인력의 주된 수요자다. 대학이 이러한 기업의 다양하고 탄력적인 인재상에 대해 충족시킬 수 있을 때 산학협력이 결실을 볼 수 있다.

 인성교육과 덕성 교육 등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변화되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다면 20세기의 교수가 21세기의 학생에게 19세기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세계는 이미 물적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경제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체 노동자의 60% 이상이 지식노동자이고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의 80%가 지식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제는 산학관이 협력해 일을 통해 배우고 그 결과 학습이 일을 더 잘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그런 메커니즘을 만들어가야 한다.

 2015년 새해에도 경남형 기업트랙제도를 통해 우리 지역의 더 많은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는 그런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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