忘年會(망년회)
忘年會(망년회)
  • 송종복
  • 승인 2014.12.2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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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송종복
 忘:망 - 잊다 年:년 - 해 會:회 - 모이다

 망년회는 순수한 우리말인데 이를 일본어라 해 송년회, 종무식, 신년회, 시무식, 하례식 등 너무 많은 파생어가 불어났다. 망년회와 시무식만 해도 무난하다고 본다.



 망년회는 순수한 우리말인데 이를 일본어라 해 송년회ㆍ종무식ㆍ신년회ㆍ시무식ㆍ하례식 등 너무 많은 파생어가 불어났다. 망년회와 시무식만 해도 무난하다고 본다.

 송년회ㆍ망년회ㆍ종무식 등의 말을 쓰다가 보면 이어 신년회ㆍ시무식ㆍ하례식과 송구영신(送舊迎新) 근하신년(謹賀新年) 등의 말도 쓰게 되니 무엇이 무엇인지 문자가 헷갈리고 머리가 핑 돈다.

 어찌해서 이런 웅변 같은 언어가 솟아져 나와 뒤범벅이 돼 있을까. 한마디로 표현하면 ‘망년회’에서 파생된 것이라 본다.

 즉, 금년의 모든 괴로웠던 일들을 잊어버리고 신년을 맞이하자는 것인데 혹자는 망년회는 일본식이니 송년회가 맞다고 하는 자도 있다.

 국어사전에 ‘망년회’는 있지만 ‘송년회’는 찾기 힘들다. 이는 조선시대부터 써 온 말이다. 조선 초기 서거정의 시(詩) ‘한강루의 망년회 석상에서’만 봐도 우리말이다.

 또한 중국 당나라 시성 이태백이 현종에게 바친 시에 ‘제천정자 위에서 망년회(忘年會)를 열었을 때는 대궐진수가 줄줄이 이어지기도 했다’는 구절만 봐도 ‘망년회’는 일본어가 아니다.

 일본은 1400여 년 전부터 망년(忘年) 또는 연망(年忘)이라 해, 섣달그믐께 친지들끼리 어울려 술과 춤으로 흥청대는 세시 민속이 있었으며 이것이 ‘망년회’의 뿌리가 됐다고 한다.

 우리는 ‘나이(歲)를 잊는다’는 뜻에서 사용했는데 나이는 어리지만 그 사람의 재주나 인품을 보고 사람 사귀는 것을 ‘망년지교(忘年之交)’라 한다.

 그리고 연말풍습은 ‘수세(守歲)’라 해 섣달 그믐날이면 방ㆍ마루ㆍ부엌ㆍ마구간 측간까지 온 집안에 불을 켜놓고 조상신이 1년 내내 그 집안의 선악을 낱낱이 지켜보았다가 연말 1주일 동안 처신에 대한 심판을 하는 만큼 경건함을 지켰으며 오늘날 같이 흥청거림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일이었다.

 망년회는 한 해를 보내며 잊어버려야 할 좋지 않았던 일들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하자는 의미에서 좋은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사람의 희로애락은 구절양장(九折羊腸)처럼 나타나는 것인데 동년배들이 모여 술로서 한풀이를 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외치는 게 멋있어 새 활력이 일으키는 풍속도다.

 송년회는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며 한 해를 정리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송년회란 말보다 망년회란 말이 더 친근하다.

 올해도 잊고 싶은 일은 많다.

 이제 버릇없이 자기 말만 외치는 말년(年)은 보내고 착하고 순한 양 년(年)을 맞이하자.

 또한 헌 년(年)은 보내고 새 년(年)을 맞이해 기쁘고 즐겁고 환희에 찬 새 년을 기대해 보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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