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8:04 (토)
경남FC 해산보다 파산이 걱정
경남FC 해산보다 파산이 걱정
  • 최완식 기자
  • 승인 2014.12.17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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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완식 체육부 기자
 최근 홍준표 도지사의 SNS 발언에서 촉발된 경남FC 해체에 관해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검색포털 한 칼럼니스트는 “경남FC는 도민들이 한두 푼 모아 만든 팀이기 때문에 홍 지사의 개인사유물이 아니다”라며 “경남의 홍준표 도지사는 지금 한참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로 재직 중인 또 다른 칼럼니스트는 “홍준표 도지사의 경남FC 해체 발언은 법과 원칙을 무시한 월권”이라 표현하며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을 갖지 못한 경남도체육회만으로는 나머지 주주들이 반대하는 한 경남FC 해산결의를 할 수 없다”라 주장했다. 축구팬의 여론도 심상치 않다. 지난 9일 경남FC 홈페이지를 통해 서포터즈 연합회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귀중한 가치는 돈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남은 돈보다 귀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매번 보여줬다”며 “비록 강등되긴 했지만, 해체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일련의 주장들이 주주의 권리에 맞춰져 있어 걱정이 앞선다. 내가 볼 때 현재 경남FC 해체는 주식회사의 해산 형태가 아닌 파산이나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경남FC가 주식회사이기 때문이다. 경남FC는 현재 총자산 24억 1천290만 원, 부채 51억 540만 원, 자본 -26억 9천250만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경남FC는 2005년 설립된 ‘경남도민프로축구단’이란 회사명을 가진 주식회사가 맞지만, 주주의 권리는 없다고 봐야 한다. 경영권이란 지분으로부터 파생되는 권리이기 때문에 기존 주식가치를 고려, 완전자본잠식 계열 주의 경영권은 사실상 소멸한 것으로 봐야 한다. 또한, 구단주인 홍 지사는 해산에 대한 의결권도 부족하다. 주주총회에서 해산결의를 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가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 하지만 (주)경남도민프로축구단은 경상남도 체육회(회장 홍준표)가 주식 수 110만 6천600주로 지분율 58.92%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77만 1천560주 지분율 41.08%는 소액주주(경남도민)가 소유하고 있다. 모든 주주가 참여한다고 했을 때 지분율에서 밀려 가결은 힘들다.

 홍 지사 입장에서는 파산이나 법정관리로 팀을 해체하는 것이 편하다. 현재 경남FC의 주인은 주주라기보다는 채권단에 가깝기 때문이다.

 홍 지사 입장에서는 채무ㆍ채권자 간 신뢰에 약간 손상을 입더라도, 연간 20여억 원의 손실이 나는 골칫덩이를 공중분해 시킬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도민들 입장에서는 돈이 아닌 문화적 관점에서 경남FC를 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연간 20여 억 원의 적자를 생각 안 할 수 없다. (주)경남도민프로축구단을 계속기업(going concern)으로 두기 위해서는 도민들에게 부과하는 세수를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챌린저에서 후원계약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선택해야 한다. 세금을 더 내더라도 적자 경남FC를 존속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없앨 것인가? 존속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행동해야 한다. 채권단은 은행이기 때문에 도민들이 힘을 모아 ‘뱅크 런(예금 대량인출)’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그들도 쉽게 움직이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경남의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꾸준히 경기장을 찾고, 상품을 사들여 한다. 경남의 매출액은 존속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생각 간에 정답은 없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 홍 지사의 의견에 찬성하고 싶지만, 스포츠 기자로서 도민들의 체육과 문화에 대한 열망을 생각 안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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