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5:34 (금)
재미교포 두 여인의 다른 시각
재미교포 두 여인의 다른 시각
  • 박태홍
  • 승인 2014.12.15 2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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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군맹상평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불경에서 유래한 말이다. 여러 명의 소경이 코끼리를 평한다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코끼리의 이빨을 만져본 소경, 귀를 만져본, 머리를, 코를, 다리를, 배를, 등을, 꼬리를 만져본 소경이 각각 다른 대답을 한다는 것이다. 소경들은 눈이 보이지 않으니 손으로 만져보고 더듬어서 평할 수밖에 없으니 만지는 부위에 따라 그 대답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이빨을 만진 소경은 큰 무같이 생겼다고 했고 머리를 만진 소경은 돌처럼, 꼬리를 만진 소경은 밧줄같이 생겼다는 등 코끼리를 만진 부위에 따라 제각기 다른 대답을 한 것이다. 이처럼 군맹상평이란 고사성어는 모든 사물을 자기주관과 좁은 소견으로 그릇된 판단을 하는 뜻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재미교포 두 여성의 북한 체험담이 극과 극을 치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종북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는 신은미 씨(53)와 북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쳐 온 체험담을 책으로 펴낸 수키 킴(43)의 사상과 이념이 너무나도 대비되는 것이다.

 신씨는 관광객 신분으로 북한을 여섯 차례 방문하면서 두루 살펴 북한의 실상을 책으로 펴냈다. 또 신씨는 통일정책에 밀알이 되겠다며 국내에서 토크 콘서트까지 개최, 초반에는 일부의 호응을 사기도 했다. 신씨는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에 새 지도자가 나타났으니 변화가 있을 거라고 북한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는 등 북한의 현 체제에 동조하는 듯한 묘한 여운을 남기는 발언을 했으며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 가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이란 책에서도 북한의 안전과 평온을 얘기했다.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겠지만 신씨의 생각은 우리 국민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사고가 아닌가 생각된다. 신씨의 북한의 ‘새 젊은 지도자’ 발언은 북한을 고무 찬양한다는 이유로 종북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신씨는 대구의 한 부유하고 보수적인 반공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리틀엔젤스’의 단원으로 활동하다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성악가 및 음악교수가 됐다 한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제헌국회에서부터 3선 국회의원까지 지내며 지금의 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을 만드는 데 앞장 선 반공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볼 때 신씨는 아이러니하게도 할아버지가 입법화한 반공보안법에 의해 족쇄가 채워질 운명에 놓여있는 것이다. 현재 신씨는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출국이 금지된 상태에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처럼 찬양 일색인 신씨의 방북기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키킴의 ‘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는 책이 출간돼 화제다. 6개월간 북한에 머물렀던 재미교포 작가 수키 킴은 북한이 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곳이라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지난 2011년 반년 동안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북한고위층 자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것으로 알려진 수키 킴은 이 책을 통해 북한의 현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수키 킴은 며칠 전 미국의 CNN에 출연해 북한의 실상을 조목조목 지적한 것이 한국으로 전파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한마디로 말해서 북한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것이었다. 북한을 ‘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곳’으로 서술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자유와 평등, 인권은 간 곳이 없고 독재만이 판을 치는 곳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재미교포 두 여인의 북한을 보는 시각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군맹상평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보기에 따라 다르고 느끼기 따라 다른 표현의 자유라지만 이들 중 한 사람은 보지도 않고 손으로 더듬은 코끼리를 여과 없이 발설, 또는 책으로 출간한 것 아닌가?

 신씨는 또 북한을 싫어하는 국민들의 토크 콘서트 중지 여망을 마다하고 강행하다 사제폭탄사고라는 불미스러운 사고까지 유발시켰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민심을 동요시키고 둘로 갈라놓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기는커녕 부추기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신씨는 대통령을 면담하자는 등 통 큰 제의까지 하면서 뭔가 모를 내면을 표현의 자유로 위장하는 듯해 본디의 모습이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신씨는 지금도 늦지 않다.

 국위를 선양하며 세계를 누비던 리틀엔젤스 그 시절 추억을 회상하며 또 다른 밝은 삶의 궤적을 일궈 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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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4-12-15 23:49:54
아이러니하게도 외할아버지 박순석 의원이 만든 국가보안법에 외손녀가 걸려 조사받는 이상한일이 벌어졌다는거! 정말 무섭지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