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8:13 (수)
‘임플란트 유감’에 대한 유감
‘임플란트 유감’에 대한 유감
  • 박영채
  • 승인 2014.12.09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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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 박영채
 수년 전부터 치과계 상황이 심심치 않게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런데 이런 뉴스들을 보면 아름다운 미담은 온데간데없고 반값 임플란트를 내세운 특정 치과그룹과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간의 갈등이나 이로인해 불거지는 임플란트 수가 문제를 계속 재탕 삼탕 단골소재로 삼고 있어 참으로 낮 뜨겁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일련의 뉴스나 칼럼 등을 보면 일정한 패턴이 눈에 띈다. 치과계에 불이익한 뉴스가 뜨기만 하면 반드시 임플란트 얘기가 여기저기 나오고 이어 반값 임플란트의 특정 치과그룹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성 글들로 이어간다는 점이다. 그 뒤에는 이러한 기사들이 나오도록 언론 플레이를 하는 특정 치과그룹이 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최근 치협이 검찰수사를 받는다는 뉴스가 나올 때도 일부 언론에서 그런 패턴을 보이고 있었다. 반값 임플란트를 저지하기 위한 ‘1인 1개소법’을 개정하려고 불법로비했다는 식으로 단정 보도를 서슴지 않더니 또 한편에서는 특정 치과그룹에 대한 홍보성 내용으로 기사 내지 칼럼을 내보내고 있다.

 지난달 25일자 본지에 게재된 칼럼도 마찬가지 유형 중 하나이다. 칼럼 내용을 보면 임플란트의 재료비 대비 수가가 폭리라고 해묵은 논점을 거론하다가 칼럼 말미에는 반값 임플란트를 내세운다는 특정 치과그룹을 명칭까지 밝히며 홍보 일색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서 몇 가지 짚고 가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해묵은 임플란트 수가 논쟁이다. 먼저 수많은 의료항목 중에서 유독 임플란트만 재료비나 원가 운운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다른 의료항목도 이같이 원가를 따져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또 의료를 원가 대비 이익금 식으로 공장에서 나오는 일반 상품처럼 취급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묻고 싶다.

 이 세상 어느 직종이든 지식과 기술력으로 활동하는 분들의 대가를 원가로 따져 묻는다는 것 자체가 무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의 원가는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습득해 놓은 각종 기술력, 그리고 그 숙련성과 탁월성, 판단력 등이 다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의료를 단순히 원가 대비로 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임플란트의 원가 대비 수가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것은 특정 치과그룹의 홍보전략 때문이다. 그들의 무지한 홍보로 인해 사실 치과계 전체는 계속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짊어지고 있다. 그동안 의료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진료에 임해 온 대다수 선량한 치과의사들이 임플란트로 폭리나 취하는 파렴치한 의료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도대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가. 특정 치과그룹은 물론이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담는 언론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이어지는 패턴은 반값 임플란트를 내세운 특정 치과그룹을 치켜세우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종종 임플란트 수가를 지적하다가 특정 치과그룹에 대한 홍보내용을 그대로 쓰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왜 치협이 회원 중 일부이기도 한 그들을 제재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고찰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그들보다 더 저렴한 수가를 내세운 치과들이 많은데 치협이 그들을 제재한 적이 있었는가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서민을 위한다는 홍보 뒤에 숨은 실제적인 속살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다면 누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고민하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패턴에 최근에는 입법로비에 대한 비난이 덧붙여지기 시작했다. 치협은 현재 검찰 수사를 성실하게 임하고 있으며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저기에서 ‘반값 임플란트’를 저지하기 위해 치협이 불법로비를 해서 1인 1개소법을 강화했다고 단언하는 보도를 한다는 점이다. 의료법 개정을 특정 그룹 때문에 하다니 참 어처구니없다.

 1인 1개소법을 강화한 것은 이 법의 본연의 취지를 교묘하게 훼손시키고 있는 특정 의료기관들이 전 의료계에 만연해져 가기에 대의적 차원에서 법 본연의 의미를 되찾아주기 위해 수정한 것뿐이다. 어느 특정 치과그룹 때문이라는 것은 자신들의 위상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이다.

 개정된 법은 의료계 전체가 찬성한 법이며 여야 의원 거의 대부분이 찬성한 법이다. 이런 법을 수정하기 위해 굳이 로비까지 필요하였겠는가.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아 말은 삼가겠지만 적어도 이를 빌미로 치과계 전체를 폄훼시키는 특정 치과그룹의 홍보전에 국민과 언론들이 휘둘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언제나 사회적 갈등에는 양측의 주장이 있게 마련이지만 양측의 주장 뒤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부분을 읽어 내는 것은 언론이 취할 자세가 아닌가 한다. 특정 치과그룹이 교묘하게 만들어 낸 프레임 속에 일부 언론과 일부 국민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치과계로서는 환한 미소의 가면 뒤에 숨겨진 그들의 비열한 속셈을 많은 국민과 언론들이 읽어 내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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