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23:19 (목)
연말ㆍ술ㆍ그리고 음주운전
연말ㆍ술ㆍ그리고 음주운전
  • 박태홍
  • 승인 2014.12.08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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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갑오년의 새해가 밝은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2014년은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았던,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각종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 1월에는 대형카드 3사의 정보유출과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을 강타했다. 2월에는 경주리조트 체육관 붕괴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 지구인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 뒤로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세월호 침몰사고,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포미닛 공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등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2014년이 다 가려면 앞으로도 20여 일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부터는 망년회를 비롯한 연말 행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때가 되면 빠지지 않는 게 있다. 음주로 인한 크고 작은 교통사고다. 술이란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못 마시면 독약이 되는 양면성을 띄고 있는 기호식이다.

 ‘월요일은 월급을 받아 마시고, 화요일은 화가 나서 마시고, 수요일은 수줍어서 마시고, 목요일은 목이 타서 마시고, 금요일은 금주를 약속하면서 마시고, 토요일은 토할 때까지 마시고, 일요일은 일이 없어 마시고’ 라는 우스갯소리 말고도 술에 관한 기록은 무궁무진하다.

 조선시대 영의정까지 지낸 고관대작이었던 김육은 명재상으로 널리 알려져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는 인물이다. 78세의 나이로 타계했으니 그 당시로서는 장수했다. 김육(1580-1658)은 술을 가까이 한 애주가였다 한다.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오.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해옴세. 100년 덧 시름 잊을 일을 의논코자 하노라”라는 시조를 남기면서 평생을 청빈하게 살다간 애주가로 알려져 있다. 또 근대사에 마지막 기인으로 불렸던 마산 출신 천상병 시인도 비 오는 날이란 시에서 술을 이렇게 노래했다. “아침 깨니 부슬부슬 가랑비가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 뒤져 150원 훔쳐 아침 해장으로 간다. 막걸리 한 잔에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랴” 오랜 세월에 걸친 인류의 발견, 발명 그리고 문화 산물 중 술만큼 그 공과가 큰 것도 없다. 그래서 술은 백약의 장이자 백독의 두령이란 상반된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

 적당히 마시는 술은 진솔한 마음의 문을 열게 해서 보다 긴밀한 인간관계를 맺어주는 윤활유로써 작용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및 여러 약리작용으로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거나 그릇된 음주행태는 건강과 재산 및 인정까지 잃게 되고 사회에도 적잖은 해악을 끼치게 된다.

 이 같은 술로 인해 인생에 있어 치명타를 입은 유명인들도 많다.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창중 씨가 대표적인 사례이며 노홍철(개그맨), 김흥국(가수), 최성국(프로축구 선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스타들이 음주운전 한 번으로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겪은 것이다.

 술자리가 빈번해지는 연말, 경찰도 음주운전으로부터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2개월간에 걸친 대대적인 특별단속을 펼치고 있다. 도내 전역의 도로 곳곳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입바람 세게 불어주세요. 더더더더-” 하는 경찰관들의 음주단속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음주운전은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나쁜 습성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파장도 만만찮다. 경찰의 단속,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닌 본인 스스로가 술자리 후에는 차를 아예 두고 가거나 대리운전을 불러 귀가하는 바른길을 택해야 한다. 음주운전의 처벌도 강화된 만큼 술 마시고 운전하는 습관은 없애야 한다.

 혈중알코올농도 0.05-0.10% 미만은 면허정지 100일이며 0.1% 이상이면 운전면허가 취소되며 형사입건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받는 경우도 있다.

 또 예전과는 달리 아파트 단지 내의 주차장, 학교운동장 등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음주운전을 하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대폭 확대 시행되고 있다. 음주 운전은 사회, 경제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잠재적 살인 미수에 해당하는 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족의 눈물’로 까지 비유되는 음주운전.

 올 연말에는 음주운전 근절로 성숙한 교통 문화 조성에 우리 모두 동참, 얼마 남지 않은 갑오년을 미련 없이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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