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22:36 (목)
총보다 강한 어머니 가르침
총보다 강한 어머니 가르침
  • 박태홍
  • 승인 2014.12.01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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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 태 홍
 지난달 21일 외신을 인용했지만 ‘엄마는 총보다 강하다’는 제하의 가슴 뭉클한 기사를 접했다. 내용을 간추려보면 네덜란드의 한 주부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홀로 잠입해 딸을 구해냈다는 것이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를 인용한 이 외신기사는 독자들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딸을 가진 부모들의 심금을 울리는데도 한몫을 한 특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딸을 가진 부모들에게 한 번쯤 자신들의 관계설정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 및 의미가 담겨져 있어 유익한 기사였다.

 극단주의 무장세력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시리아 인근의 터키국경에서 딸을 구해 모국 네덜란드로 돌아온 이들 모녀에 대한 사실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고 또 영화 같은 현실이었기에 더욱 우리들의 가슴을 조이면서 흐뭇함을 느끼게 한 뉴스였다.

 이 기사를 접하고 필자는 우리들의 어머니를 떠올려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그리움으로 남아있고 이 세상 사람은 아니지만 가슴속 한구석에 고이 간직하고 살면서 시도 때도 없이 되새김질하다시피 생각나는 우리들의 어머니를…. 어머니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너무나도 많다. 박애, 헌신, 연정, 사랑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어머니란 실체를 형용할 수 있겠는가? ‘나실 때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이란 어머니의 은혜 노랫말처럼 어머니의 대명사는 사랑과 헌신 위대함으로 점철돼 있다.

 우리들의 어머니 하면 유교적 개념으로 볼 때 맹자의 어머니 맹모를 손꼽을 수 있다. 현모양처라는 표본의 상징이 맹모이기 때문이다.

 맹모 하면 삼천지교를 떠올리게 된다. 맹모는 공동묘지에서 시장으로 시장에서 글방이 있는 곳으로 이사, 맹자가 공부할 수 있는 주위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이야기다. 집을 세 번이나 옮기면서까지 아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일깨워 준 것이다.

 오늘날 우리 자녀들의 입시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세라 새벽잠을 자고 입시생과 함께하는 우리 어머니들이 겪는 고충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의 어머니들도 자녀교육에는 엄격했다.

 옛날 옛적 훈장이 바담 풍 하면 학동들도 바담 풍 할 수밖에 없다는 고전이 있다. 선생이 바담 풍 하는데 학생들이 바람 풍으로 알아서 해야한다는 자체는 교육상의 무리일 수 있다. 이같이 옳고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아주 좋은 한 가지 방법이 아닌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우리네 어머니들도 자녀교육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엄격함이 있었다.

 실예가 조선조 4대 명필가 중 단연 으뜸으로 손꼽혀오면서 지금까지 우리들의 교과서에도 수록되고 있는 세예가 한석봉을 길러낸 어머니의 교육이념에서도 알 수 있다. 정3품 호조참의까지 지낸 한석봉을 길러낸 어머니의 엄격함과 교육이념도 지금 우리들의 어머니와도 같을 것이다. 석봉이 공부를 다 마치고 돌아왔다는 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불을 끄고 글을 써 보라 한다. 떡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어머니도 불을 끄고 함께 떡을 썰었다. 어머니의 떡은 크기와 두께가 똑같이 일정한 데 비해 석봉의 글은 모양도 크기도 다르며 비뚤비뚤했다. 석봉은 부끄러워 낯을 들지 못하고 그 길로 다시 산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공부해 훗날 진사시에 합격, 관직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 어머니의 엄격한 교육방법이 자식을 바르게 성장시켜 나랏일 하겠끔 했다. 이때부터 한석봉은 오랫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주로 중국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도맡아 처리해 높은 필력을 인정받았다 한다.

 19세의 딸을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이국땅을 밟으며 사력을 다한 네덜란드의 모니크라는 어머니도 우리들 어머니상으로 추앙받고 있는 맹모나 한석봉의 어머니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지금 이 나라의 어머니들도 자신들보다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유행가 홍시의 가사처럼 ‘홍시를 보면 울 엄마 생각이 난다. 비 오면 비 맞을세라. 바람불면 감기들세라’ 자식 걱정에서 걱정으로 끝나는 우리 어머니의 마음이 짠하게 전해진다. 홍시의 빨간 주홍빛은 자식을 위해 도려낸 어머니의 가슴 한켠인 듯 느껴지며 어머니의 자화상이 다시 떠오르는 것이다.

 ‘총보다 강한 어머니’의 외신 한 토막이 이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다시 한 번 어머니에 대한 위대한 사랑을 일깨워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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