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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 몸값 우리와 왜 다를까?
야구선수 몸값 우리와 왜 다를까?
  • 최완식 기자
  • 승인 2014.11.30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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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완식 체육부 기자
 최근 들어 서민의 삶이 더욱 팍팍해 지는듯하다. 월급은 제자린데 각종 세금과 공공요금은 갈수록 오르고, 내년부터는 담뱃값도 2천 원 인상된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생활고를 비관해 일가족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더는 기삿거리가 되지 않는다.

 빈부의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젊은 세대는 일자리에 있어 희망을 잃은 듯하다. 그들을 부양해야 하는 나이 든 세대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야구판에서 벌어지는 몇십 억 몸값 계약 소식은 평범한 서민에게는 남의 일인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편치 않다.

 한국프로야구 구단 중에서 적자 아닌 곳이 없다는데 그 큰 금액을 지급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또한, 평균적인 월급쟁이들 200~300년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을 4~5년 계약으로 벌어들이는 야구 선수들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인 건가 하는 의문이 든다.

 얼마 전에는 ‘코로사’라는 남자 실업 핸드볼팀이 해체 위기에 놓여 기자회견을 했었다. 코로사 감독과 사장은 재정난으로 인해 더는 팀을 운영할 수 없다고 했다. 적자에도 선수들에게 돈을 퍼주는 야구 구단과는 다른 행태임은 분명하다. 왜 야구선수와 핸드볼 선수, 그리고 우리 서민들은 달라야 하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1950년 미국 원조를 받았던 그 시대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당시 미국은 밀 농사가 대풍년을 이뤄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전함 3기를 동원, 밀가루 포대를 태평양에 버렸다. 그렇게 버리는 밀가루 포대 중 일부를 우리나라에 가져다주었다. 찢어지게 가난했고, 기반시설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였다. 모두가 가난했고 그래서 평등했다. 지금처럼 빈부격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 과거에 비교하면 벼락부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역사적으로 점진적 발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에 이르러 빈부격차 문제를 겪고 있다. 예전처럼 다 같이 가난해 평등하지는 않지만, 불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급속한 경제 발전만이 이런 차이를 생기게 했을까? 개인의 능력 차이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곡물법 논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맬서스는 ‘가난한 사람은 천성이 게으르고 부도덕하므로 굶어 죽게 내버려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난을 개인적 문제로 치부한 것이다. 좁은 의미로써는 맞는 말이다. 큰 틀에서 틀렸지만 여기에서는 다뤄봄직 하다.

 월급쟁이들과 실업 핸드볼팀이 덜 노력하지는 않았나 따져봤지만 차이는 없었다. 먼저 실업 핸드볼 선수들은 야구선수와 훈련량이 비슷하고, 최고의 선수가 되는 과정에서의 경쟁률도 비슷했다. 차이는 인프라에서 나타났다. 야구와 비교하면 핸드볼은 인기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관객 수가 더 적다. 관객 수는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선수 연봉에 관여하게 된다. 인기는 관람객 기호의 차이다. 관람객이 무엇을 더 좋아하고 덜 좋아하는지에 따라 선수 연봉이 결정되므로 실력과 노력에 의한 차이는 아니다.

 월급쟁이들도 비슷하다. 야구 선수들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은 시간을 회사에 투자하고, 자기 발전을 위해 업무 관련 지식을 쌓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받는 연봉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월급쟁이가 잘 나가는 야구선수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몇백 년을 더 살아야 할지 알 수도 없다. 야구 구단과 달리 다니는 회사가 흑자를 기록하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야구선수에게 이 모든 책임을 떠 넘기면 안될 것이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많은 돈을 추구하는 것은 시장주의경제체제에서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안팎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과도한 경쟁에 몰려 돈을 막쓰는 구단들에게 있다. 경쟁만 추구한다면 사람이 동물과 다를바 없다. 경쟁에 있어 기본은 최대 결과물을 달성하는데 있고, 과정에 있어 평등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의 FA는 이런 면에서 실패하고 있다. 야구 전체로 봤을 때 최대 이익이 아닐 뿐더러 FA 과정에서 원 소속구단 외에 타 구단이 먼저 선수와 접촉하고 있다. 이는 경쟁 과정에서도 평등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각 구단은 과도한 비 경제적 경쟁은 지양하고, 경쟁 과정에서도 깨끗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많은 돈을 들여 완성된 선수를 사오는 것 보다 그 돈으로 유소년 육성에 투자에 집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

 시장경제에서 무한 경쟁이 항상 답이 될 수는 없다. 이는 게임이론을 통해서도 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경쟁에 있어 중요한 점은 결과에 앞서 과정에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수반되지 않았다면 참 의미의 경쟁이 될 수 없다. 야구와 사회도 마찬가지다. 구단들은 몇십 억 몸값 경쟁 전에 서민들의 월급통장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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