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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노린 두 좌완 ‘엇갈린 운명’
MLB 노린 두 좌완 ‘엇갈린 운명’
  • 연합뉴스
  • 승인 2014.11.2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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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파드리스서 22억원 협상ㆍ양현종 국내 남아
▲ 프로야구 오프시즌에 나란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동갑내기 좌완 투수 김광현(왼쪽)과 양현종의 운명이 포스팅시스템의 첫 단계에서 갈렸다.
 올해 프로야구 오프시즌에 나란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동갑내기 좌완 투수 김광현(26ㆍSK)과 양현종(26ㆍKIA)의 운명이 포스팅시스템의 첫 단계에서 갈렸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부터 200만 달러(약 22억 원)의 응찰액을 받아낸 김광현은 구단의 승인을 얻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게 됐지만 이보다 약 50만 달러 적은 금액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양현종은 구단의 만류로 국내에 남게 됐다.

 나란히 2007년 데뷔한 양현종과 김광현은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떠난 이후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젊은 좌완으로 꼽히던 선수들이다.

 각자 소속 구단이 한국시리즈 정상을 제패하던 시절 새로운 에이스로 주목받으며 우승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하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그러나 나란히 꿈을 찾아 떠나고 싶다던 두 선수의 도전은 올겨울에는 동시에 이어지지 못하게 됐다.

 양현종이 받아낸 응찰액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둘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이 두 차례 다승왕을 차지하고 평균자책점ㆍ탈삼진 1위를 한 번씩 차지한 반면 양현종이 아직 한 번도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했다는 점에서 ‘커리어’의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분명한 것은, 이 경력이 두 선수의 가치를 온전히 대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양현종이 김광현 못지않게 매력적인 투수라는 것은 메이저리그 쪽에서도 여러 차례 나온 이야기다.

 포스팅 금액만이 아니라 과정부터 시작된 작은 차이가 메이저리그를 향해 한 걸음을 떼느냐 마느냐를 가르고 말았다.

 우선, 먼저 발을 뗀 것이 김광현과 SK였다.

 시즌 시작 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한다고 밝혀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닌 김광현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포스팅을 신청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받아든 200만 달러의 응찰액은 선수나 구단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양측 모두 한 번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고심했고 여론도 분분했다.

 그러나 선수의 강력한 도전 의사를 무시할 수 없던 SK 구단은 포스팅 수용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도전에도 ‘가시밭길’이 되리라는 전망이 큰 상황에서, 어느 팀이라도 김광현보다 낮은 수준의 응찰액을 제시받고 심각한 전력 누출을 감수하며 에이스를 내보내기는 어려웠다.

 김광현과 달리 양현종은 해외 진출 의사를 늦게 표명했고, 그 탓에 많은 해외 구단이 그의 경기를 직접 보지 못했다. 그만큼 포스팅 금액도 적을 가능성이 컸다.

 한발 늦게 발걸음을 뗀 양현종은 결국 ‘김광현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제시받았고 KIA는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선수의 잔류를 설득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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