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4.11.2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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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263)
 209. 부국의 나라

 5ㆍ16정변 초기에는 언제 어디서 정변군을 뒤엎을 세력이 터져 나올지 몰라 불안했지만, 국군을 통솔하고 있던 미국의 케네디 정부는 발빠르게 정변군을 승인함으로써 혁명은 자리를 잡게 된다.

 그해 6월에는 그동안 군사혁명 위원회의장과 국가재건최고위 의장, 내각수반, 국방부 장관까지 지냈던 장도영 장군을 반혁명 혐의로 기소함으로써 박정희 장군이 실질 적인 리더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했던가, 격동의 시기에는 영웅을 기다렸고 때를 맞춰 박정희 장군은 정변을 일으킨 것이다. 그는 계획도 좋았지만 운도 따랐다.

 윤보선 대통령의 결단, 이화림 장군의 인고, 북한의 초기 오판, 그리고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의 발빠른 승인 등이 군사정변을 성공케 한 요인이다.

 정변 후 박정희 장군이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또 한 번씩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기고 대통령에 취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작고 큰 상처를 내기도 했다. 나라 살림을 긴축하며 만화사업을 억압한 적도 있었다.

 그 이전에는 만화의 황금 시절로써 우리나라 만화계 역사상 가장 실력있는 만화가들의 출현과 동시에 대작들이 제작됐다. 그런 황금 시절에 서점에서 판매하는 만화를 모두 없애고 대여점에서 보는 어린이 만화 만을 남겨 두게 된다.

 요즈음 사람들은 복숭아에 벌레가 들어 있다면 그냥 버리고 말지만, 그 당시는 벌레가 있어도 배가 고프니 눈을 질끈 감고 벌레와 함께 삼켰다.

 복숭아가 5ㆍ16정변이라면 벌레는 나쁜 악습이다. 대한민국은 열매와 벌레를 함께 먹으며 허기진 세월을 지나온 것이다. 대통령이 된 박정희 장군은 고질적인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젊은 이들을 먼 타국으로 보내고, 월남으로 파병하고, 중동으로 건설단을 보내고, 재벌을 부추겨 산업을 육성시켰다. 제철 공장을 세우고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인권을 따지는 인사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배짱이 나왔을까?

 내가 어렸을 땐 미국에서 보내온 구호품을 나눠 사용했다. 학교에서 구호품 분유를 나눠 주면 나는 그것을 집으로 가져가서 냄비에다 물을 넣고 분유를 끓인 후 딱딱하게 변한 분유 덩어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조금씩 갉아 먹었다.

 그런 내가 노년이 된 지금은 먹을 게 많아 비만이 될까봐 먹는 것을 줄이고 있다. 그리고 TV에는 연신 못사는 빈민국을 도와주자는 CF가 판치고 있다.

 한 사람의 생애에 어릴 땐 구호품을 받아 살아가던 나라에서 노년이 된 시기에는 타국에 구호품을 보내는 나라로, 세계 10대 경제 대국, 스포츠 강국으로 변했다. 기적 같은 일이다. 그런 일은 세계 역사상 없었던 일이고 다시도 없을 것이다.

 이런 사실 앞에서 나는 우리나라 애국가 한 소절을 떠올리곤 한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닮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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