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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좁은 시각 버려야
무상급식 좁은 시각 버려야
  • 박태홍
  • 승인 2014.11.24 2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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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사고와 이념이 같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6ㆍ25를 겪었고 남북으로 갈려져 분단국가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북의 핵실험에 위협을 느끼고 정치인들의 정치 놀음에 마음 졸이며 하루해를 넘긴다. 제대로 된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지도자를 뽑아 봤지만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대통령도 그렇고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 도ㆍ시ㆍ군의원 모두 그렇다. 이들 모두는 우리들 손으로 뽑았다. 지금은 속았다는 생각뿐이다.

 잃어버린 10년에도 현혹돼 봤고 한강과 청계천의 기적에 표를 몰아주기도 했다. 반쪽으로 갈라진 나라에서 전 국민이 한데 뭉쳐 세계라는 파고 속을 항해해도 힘들 것인데 서로 간의 반목과 갈등이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는 듯 제자리걸음이다. 창조경제로 복지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에 도취, 대다수의 국민들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 당시 문재인 후보도 보다 더한 공약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48%의 지지율을 얻어내기도 했다. 무상급식도 이들 모두의 선거공약이었고 지금은 실천에 옮겨지면서 지방과 국가재정은 원활치 못한 상황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우리들은 60년대의 우리를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꽁보리밥에 강냉이 죽으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고 얇은 천으로 만들어진 옷으로 추운 겨울을 나던 그때 그 시절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 인권이며 무엇이 민주화인지 모르는냥 국민 대부분은 안거낙업할 뿐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 만큼 국민 모두는 일상을 법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관견에 쌓여 살아가고 있는 듯 안타깝기 그지없다.

 관견(管見)이란 장자의 추수편에 나오는 말로 붓대롱 속으로 세상을 내다본다는 뜻이며 또는 바늘구멍 같은 좁은 소견을 말한다. 즉 자기가 보는 것만 전부인 줄 알고 남의 안목은 염두에도 없는 좁은 시야의 지식을 말하는 것이다.

 즉 사회의 한 단면만을 보고 따르고 결정한다는 것이다. 요즘 이 같은 사례는 사회 전반에 걸쳐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다. 무상급식 예산에 대한 시각차도 그렇고 국정, 도정, 시정, 군정 등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7일 경남도교육청에서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무상급식예산에 따른 논란과 관련해 도의원들의 질의가 있었다. 이날 새누리당의 조우성 의원은 “경남도가 매년 수백억 원의 급식비를 지원하는 입장인데 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에 대한 감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은 너무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노동당의 여영국 의원은 “도교육청이 아이들의 급식비 지키기에 더 강하게 나서라”고 독려하면서 “홍준표 도지사의 급식비 지원 중단 방침은 행정행위가 아닌 정치행위”라고 말했다.이를 보더라도 두 의원의 의견 중 어느 것이 관견인지는 도민들이 더 잘 알 것 아닌가?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조 의원과 도지사의 권한행위를 꼬집어 정치행위라는 여 의원의 의견 중 어느 쪽이 붓대롱으로 세상을 보는 관견인지의 판단은 도민들의 몫이다.

 같은 날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는 상ㆍ하대동대표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30여 명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의 요지는 “강갑중 시의원의 한풀이식 의회활동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강 의원이 “진주시정에 대해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며 근거 없이 의혹만 증폭시키는 발언을 해 시민 정서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용용도가 분명한 예산을 자기 지역구에 편성하려다 여의치 않자 예산삭감에 앞장서 지역민 간의 반목과 갈등을 조장시키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기자회견을 하는 구성원들의 주체도 의심스럽다. 행정에서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례는 무상급식, 예산관계뿐 만이 아니다.

 중앙선거관위의 유권해석이 내려진바 있는 진주시 고위공무원 선거법 위반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주시민단체연대회의와 진주진보 연합이 뒤늦게 해 도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이는 6ㆍ4지방선거가 끝난 지 5개월이 지난 시점이고 의혹관련자들은 안전행정부의 불문경고, 훈계라는 처분 결정을 받은 일을 또다시 이의를 제기하며 기자회견까지 하는 이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그리고 사업승인이 나지 않는 창원시 진해구 안골일반산업단지조성사업도 반대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이 있어 오늘날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관견의 총체적인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정치인을 비롯한 우리들 모두는 마음 한구석의 관견을 털어내고 한마음 한뜻으로 드넓은 미래지향적인 사회를 만드는 구성원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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