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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제 위험평가 실행돼야
조영제 위험평가 실행돼야
  • 조성돈
  • 승인 2014.11.18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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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조영제란 위ㆍ장관ㆍ혈관은 물론이고, 뇌척수강ㆍ관절강 등에 투여해 MRI 촬영이나 CT 촬영과 같은 방사선 검사 때에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하는 물질이다. X선의 흡수차이를 크게 하기 때문에 영상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이다. 일종의 물감이라 할 수 있다. 요오드 물질ㆍ황산바륨 등이 대표적이다. 조영제에는 조건이 있다. 인체에 무해ㆍ무자극이며 불쾌한 맛ㆍ냄새ㆍ빛깔이 없는, 생화학적으로 안정된 물질이어야 한다. 그리고 검사 후 신속히 배설되기 쉬운 물질이어야 한다. 그러나 의문이 적지않다.

 부작용으로 두드러기나 가려움증 등 가벼운 증상이 대부분이라지만, 심하면 과민성 쇼크 등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혈관 내로 급속도로 주입되기 때문에 피검자가 감지할 수 없을 정도의 부작용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10% 정도에서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고, 0.1% 정도에서 후두부종에 의한 호흡곤란ㆍ심정지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사망하는 경우는 0.001% 이하로 알려져 있다. 의사들은 대부분의 조영제 부작용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안전하게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최근 KBS에서 사망까지 이르는 조영제 부작용 사례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임을 소개했다. 조사결과 지난 4년 동안 모두 스무 명이 숨졌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심정지를 포함한 부작용 사례가 2010년 3천600여 건에서 지난해 1만 2천여 건으로 약 4배 급증했고 올 상반기만해도 6천500건을 넘어섰다니 입을 다물 수가 없다. 인터뷰에 나온 전문가는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여러가지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라고 말한다. 그렇다. 여러 가지 인자가 문제다. 그런데 현재의 의학은 그 ‘여러 인자’들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위험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CT 찍는 횟수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 미국에서는 1년에 1회까지만 촬영이 허용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핑계를 대어 몇 번이라도 찍고 또 찍는다.

 어떤 방사선 조영제가 극히 적은 양으로도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19년 동안이나 사용됐던 적이 있다. 지금은 진단기술이 발전해 상황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부터 19년을 더 기다려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신장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조영제는 더욱 위험하다. 최근 독일 내과학회에 보고된 내용을 보면 조영제성 신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조영제 투여전 철저한 위험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년 전, 재미교포 의사의 투병기가 신동아에 실린 적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시작된 난치병과의 투쟁으로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된 H씨의 이야기이다. “서울대병원에서 내가 받은 것은 진단뿐이었다. 치료법이 없는 질환을 진단하는 과정에 몸은 더 황폐해져갔다. 아마 그때가 내 생애에서 제일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진단법은 무시무시했다”고 말하면서 조영제 이야기를 자세히 적었다.

 우리는 여기서 현대의학이 저지르고 있는 잔인함을 엿보게 된다. 그가 말하듯 그러한 진단법들은 ‘환자를 단순한 객체로 생각하는 일방 통행적 의료철학의 산물’이다. 치료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진단을 하는 이유를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그의 이야기는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잔인하고 무의미한 의학적 처치는 갖가지 이유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메트로헬스 메디컬센터에서 의사로 일하고 있다한다. 그러나 병원에서 그가 하는 일은 현대의학이 아니다. 현대의학을 포기하고 대체요법의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의료선진국인 미국의 병원에서만 통하는 얘기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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