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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물결 따라온 묵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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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근 기자
  • 승인 2014.10.30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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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하동문예회관서 박성아 서예전
박성아
 경상대학교 대학원 한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도원(陶苑) 박성아(사진ㆍ63) 씨가 3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하동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두 번째 서예전을 마련한다.

 박성아 씨는 추사(秋史) 김정희, 성파 하동주 선생으로 이어져 온 추사체를 오늘날 가장 잘 재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도연(陶然) 김정(金正) 선생의 수제자이다. 박성아 씨는 은초 정명수 선생 등과 함께 당대 경남지역 서예계 태두로 불렸던 김정 선생의 엄격한 가르침에 따라 그동안 국전이나 공모전에 작품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선봬는 도원의 추사체 작품은 45점이다. 고운 최치원의 시 ‘화개동’을 비롯해 백거이의 시, ‘논어’, ‘도덕경’, ‘시경’의 한 구절, 소동파의 ‘적벽부’(병풍) 등을 웅혼한 필치의 추사체로 만나볼 수 있다. 박씨 본인의 자작시도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박씨의 옵아트(Optical Art)와 접목한 작품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 박성아 作 ‘명청’
 옵아트는 기하학적 형태와 미묘한 색채관계, 원근법 등을 이용해 사람의 눈에 착시를 일으키게 하는 과학적 예술 장르이다. 구성주의적 추상미술과 달리 사상이나 정서와 무관하게 원근법상의 착시나 색채의 장력(張力)을 통해 순수한 시각상의 효과를 추구한다.

 박씨는 “수십 년 동안 글 공부를 했지만 개인전을 갖는 일은 부끄러움과 함께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라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두터운 정으로 서로 사랑하며 맑고 깨끗한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작품 중에 ‘明聽(명청)’은 남의 말을 들을 때는 끼어들어 자르지 말고 생각하며 밝게 들어야 한다는 뜻인데 요즘 세태와 꼭 맞다는 생각이 들어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하고 “옵아트와 서예와의 만남은 결과적으로 지탄을 받을지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지만, 도전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기법에 도전하는 마음을 풀어 놓았다.

 독창적인 추사체 서예 외길을 걷고 있는 박씨는 하동 출신으로 1972년부터 당시 사천 곤명면에 거주하던 스승으로부터 정통 추사체의 맥을 전수받아 국내 추사체 서예가를 대표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현재 하동군 화개면에서 정통 추사체 맥을 잇기 위한 ‘도원서도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추사체연구회 이사 겸 초대작가, 진주교도소 교화교육위원, 한국서예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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