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3:42 (수)
변덕스러운 정치 현실
변덕스러운 정치 현실
  • 박태홍
  • 승인 2014.10.27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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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회장 박태홍
 요즘 기온이 예년 같지 않다. 지난주 비가 내린 이후 조석으로 추위가 찾아와 출퇴근길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까닭은 찬 대륙 고기압이 최근 크게 확장돼 한반도까지 밀려오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또 한반도 상층에는 중국의 동북부 추위를 몰고 온 찬 공기 덩어리가 밀려오는 데다 지표면 열이 빨리 방출되면서 또다시 아침기온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산간지방에는 때 이른 서리가 내리고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는 등 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들고 있다. 입동이 되려면 아직 10일이나 남았다. 양력으로 치면 11월 7일이 입동이다. 24절기 가운데 19번째 절기의 입동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과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의 중간에 있다. 입동은 겨울기온이 일어섰다는 뜻으로 동양에서는 입동 후 3개월을 겨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선조들의 계산대로라면 2015년 2월 7일까지가 추위가 가장 심한 겨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날씨가 아침저녁으로 겨울 날씨처럼 쌀쌀하다 못해 차갑기까지 하다. 아침저녁으로 문밖을 나서기가 꺼려질 만큼 바람이 차다. 아직도 절기상으로는 가을이며 겨울기온이 들어선다는 입동이 10일이나 남았는데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날씨가 변덕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한낮의 날씨는 예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또한 기현상이라고 기상청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날씨는 변덕을 부리고 있는데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하루해가 짧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 저녁해는 금방지고 아침은 더디게 밝아온다.

 서민들은 겨울 채비를 서두른다. 나뭇잎이 떨어지고 낙엽이 쌓이고 찬바람이 부는 것에 대비한 난방기구도 점검하고 겨우내 먹을 김장거리를 준비 중이다. 빨간 고추를 부숴 고춧가루를 만들고 배추 속에 넣을 젓갈류를 장만, 준비 중이다. 젓갈류도 각 가정의 기호에 따라 다르다. 멸치젓을 사용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볼락, 갈치 등 고급어종을 선호하는 가정이 있기도 하다.

 서민들은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이렇게 겨울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앞날을 내다보는 국익우선주의의 정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여ㆍ야ㆍ정부 모두 마찬가지다.

 말도 쉽게 내뱉는다. 그리고 내뱉은 말을 바꾸기까지 한다. 화술로 먹고사는 정치인들이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있는 듯하다.

 민생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본연의 의무를 망각한 양 딴죽을 부리고 있다. 지난 7일 시작된 국회의 국정감사도 예년의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민생은 뒷전이고 여ㆍ야ㆍ정부 모두 권력 다툼의 양상으로만 비쳐졌다.

 국정감사의 무용론이 피부로 와 닿는 어떠한 알맹이도 건져내지 못한 무기력한 의원들이 자리만을 차지한 그런 국정감사였다.

 올 국정감사를 국민들은 크게 기대했었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각 관련 부처의 폐습ㆍ관행 특혜의혹 등이 크게 기대됐었지만 아무것도 건져내지 못했다. 게다가 국정 감사기간중인 지난 16일 집권여당의 대표이며 차기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을 들먹이며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았다.

 각종언론매체도 국정감사보다는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논의가 봇물 터지듯 제기될 것”이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을 인용, 특종으로 내보냈다. 그것도 국정감사 기간 중에 본말은 전도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그렇지 않아도 정부와 새누리당이 공무원 연금개혁안 처리를 두고 서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말이다.

 정부 정책의 변화가 있을 때는 여야와 협의하고 국민에게도 알려야 한다. 그런데도 이 나라 정치권은 자당과 계파 간의 이익만을 위한 말들을 쏟아낸다. 이러니 비박ㆍ친박ㆍ비노ㆍ친노 등으로 분류되는 계파정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수의 권리가 다수의 권리에 의해 소멸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란 다수결에 의한 숫자놀음이 아닌가? 이게 오늘날 이 나라의 정치 현실이다. 요즘의 날씨처럼 변덕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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