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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 향한 꿈 실현
‘더 멀리’ 향한 꿈 실현
  • 안명영
  • 승인 2014.10.17 0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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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명영 진주 반성중학교 교장
 물체를 멀리 보내고자 하는 인간의 꿈은 여러 단계로 실현되고 있다. 팔매질에서 시위에 살을 메기고 당겼다가 놓으면 날아가는 화살로 그리고 가스의 추진력을 이용한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올리게 됐다.

 던지는 동력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라 이동거리가 짧다. 탄성력을 이용한 활은 사냥 또는 무기로 사용돼 ‘더 멀리 더 정확하게’를 목표로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무엇보다 흔들림 없이 시위를 놓는 동작이 정확도에 중요한 요인이라 시위를 당겨 걸림쇠에 걸어 한 손으로 받치고 다른 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쇠뇌로 됐다. 그러다가 화살에 화약을 내장한 약통을 부착하고 점화로 발생하는 가스의 작용과 반작용 원리로 발사되는 단발 또는 연발식의 신기전(神機箭)이 개발됐다가 액체 연료를 사용해 우주로 날려 보내는 나로호까지 발전되고 있다.

 신라 시대 사거리를 1천 보로 하는 쇠뇌가 있었다. 구진천은 활을 만드는 명공으로 그가 손을 댄 활에 살을 메기면 비록 촌부가 쏘더라도 족히 1천보는 가볍게 날아가며 만일 명궁이 시위를 당기면 강과 성을 사이에 두고도 성루에 앉은 적장 머리를 정확히 관통시킬 만큼 성능이 탁월했다. 소정방은 구진천이 만든 활을 얻자 천하의 신물을 얻었다며 죽을 때까지 애지중지했다고 한다.

 전국과학전람회 60주년 역대우수 수상자로 참석해 ‘꿈은 이뤄진다’라는 한국항공우주원 채연석 박사의 기념 특강을 경청했다. 그는 어려서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리는 꿈을 가졌고, 초등학교 때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시자 확인할 것을 예상하고 ‘인공위성’이라는 잡지를 샀다고 했다. 사용처를 묻자 기다렸다는 듯이 “책을 샀습니다”라고 해 인정을 받아 계속 용돈을 받게 됐고 지금도 그 책은 구입한다고 했다.

 세종 29년(1447) 겨울에만 3만 3천발의 주화(신기전)가 쓰일 정도로 조선군의 중요 무기였다는 사실을 1975년에 논문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신기전이란 무기는 잊혀졌다. 채박사는 복원에 착수해 2009년 대중소신기전 발사에 성공했고, 화차에 탑재한 중소신기전은 성공했지만 대신기전의 성공률은 낮았다.

 대신기전의 복원이 어려운 이유는 국조오례에 남아 있는 약통 규격은 길이 2척 2촌 2분, 원통 두께 5분 7리로 만들었는데 한지 수백장을 붙여 만들어야 하며 조선시대의 흑색 화약과 같은 성질의 화약을 정량으로 채워 넣는 것이야 말로 어려운 과제였다. 여기서 1리는 0.3㎜이다.

 세종 시절에 머리카락 두께의 0.1㎜를 무엇으로 측정했으며 미세한 눈금을 어떻게 읽을 수 있었을까. 사거리에 따른 화약의 량과 발사각의 크기는 고도의 과학적 이론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신기전은 4군 6진에서 필수 무기로 시용됐고 임진왜란에 평양성 방어 및 권율 장군의 행주산성 전투에 위력을 발휘했다.

 영화 신기전에서 총통등록에 근거해 복원되고 전투에 투입돼 승리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 세종은 비밀리에 신기전을 개발하려 하지만 명나라는 사신을 보내 프로젝트를 중지시키려한다. 요동 벌판에서 국제전이 벌어지고 신기전이 하늘을 덮고 쏟아지자 적병은 혼비백산하지만 방패에 꽂히자 ‘이거 별거 아닌데’하고 느긋해 하는 순간, 폭발해 적을 괴멸시킨다.

 우주로 향한 소년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을 들으며 ‘재능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성공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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