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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금연이 대세다
이제 금연이 대세다
  • 조현
  • 승인 2014.10.05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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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 인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담배는 원래 아메리카 대륙에 자라는 풀이었다.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의 후원을 받아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아 나섰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원주민들이 말린 풀의 연기를 마시는 기이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이를 유럽에 도입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거쳐서 프랑스로 전파된 흡연은 유럽 전역으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우리나라에는 16세기 임진왜란 때 왜군에 의해 담배가 소개됐다.

 조선시대에 흡연은 하나의 습관으로 빠르게 자리잡았지만, 당시는 경작한 담뱃잎을 썰어서 곰방대에 불을 붙여 피우는 방식이었다. 개화기 이후에 일본을 통해 지금과 같은 형태의 궐련이 도입됐고 담배는 고민하는 지성의 아이콘으로 승격돼 거의 모든 예술인과 신지식인의 필수 기호품으로 자리잡았으며 특히 약간 세기말적인 데카당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는 필수적인 소품이 됐다.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50년대였지만 그것이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잡은 것은 1960년대였다. 그러나 그런 상식이 우리나라에서도 상식으로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삼십 년 전만 해도 담배의 중독성, 해로움 등은 매우 사소한 문제였으며 우리 사회도 담배에 대해 매우 너그러웠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담배는 건강에 해악을 끼치며 특히 주위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고약한 물건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담배에 대한 관용성은 사라져 버리고 따가운 눈총과 벌금이 담배 피우는 사람을 주눅들게 했다. 더군다나 이제는 담배를 핀다고 하면 한 등급 낮게 보는 일도 벌어진다. 미국에서는 비만자와 흡연자는 지도자로서 결격 사유로 본다고 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대통령 선거 당시 흡연자였는데 선거캠프의 참모들이 기자들에게 흡연하는 장면이 노출되지 않도록 철통 경비를 섰다고 한다. 지금은 금연에 성공했다지만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나는 지금도 매일 참고 있다”고 금연이 얼마나 힘든지 고백한 적이 있다.

 최근 정부가 ‘종합금연대책’의 일환으로 담뱃값을 2천원 대폭 올리는 정책을 발표했다. 많은 데이터를 동원해 소송과 가격 인상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모든 일이 다 그렇듯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통계적으로 제시된 객관성보다는 주관적인 개인의 감정이 우선하는 법이다.

 눈 떠서 눈 감을 때까지 계속되는 스트레스의 연속에서 그나마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담배마저 가격이 오른다. 하루에 한 갑씩 피는 사람은 한 달에 13만 5천원이 필요하다. 이제 정말 금연이 필요한 시점인가?

 그렇다면 금연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강력한 동기가 필요하다. 내가 담배를 피우다가 암이나 혈관질환 또는 만성적인 폐의 질환에 걸릴 것인가? 아니면 담배를 끊고 건강한 몸으로 살아갈 것인가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흡연이 중독이기 때문에 의지만으로 안될 수 있기 때문에 혼자 금연할 수 없다면 도움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전국 모든 보건소에 금연클리닉이 있어서 무료로 상담도 해주고 니코틴 패치나 껌을 주고 있다. 또한 금연콜센터에서는 무료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있다(1544-9030).

 이제 금연을 시도해보자. 스스로의 자존심을 걸고 당장 금연을 하자. 자신을 극복한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산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 혼자 힘들다면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아가서 도움을 받자. 건강하고 떳떳한 새로운 세상이 당신 앞에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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