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LG전자가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동남전시장 부지에 지을 예정이던 연구복합단지에 대한 투자철회 의사를 밝히자 경남도와 창원시가 한목소리로 LG전자 붙잡기에 나섰다.
LG전자의 투자철회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매각금액 올리기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산단공, 창원시와 R&D센터 투자유치 협약을 맺고 그동안 땅 소유주인 산단공과 부지 매각대금 협상을 벌여왔으나 협약 당시 입찰금액이 301억 원보다 100억 원가량 많은 399억 원으로 올리자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산단공에 투자철회 의사를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7월 11일 경남 미래 50년 사업 현장 순방차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백억 원을 들여서라도 대기업 R&D센터를 유치해야 할 판에 100억 원 때문에 R&D센터를 다른 곳으로 내보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해당 부서에 대책을 세우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그는 이후 LG전자 측과 수차례 만나 지원을 약속했다.
안상수 시장도 지난 11일 마산자유무역지역 표준공장 재건축 기공식에 참석한 권평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에게 당초 가격대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장관에게 건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안 시장은 며칠 뒤 간부회의에서 “LG전자 R&D센터를 유치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LG전자 붙잡기에 나섰다.
도와 창원시의 이런 노력은 조성진 LG전자 사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1976년 둥지를 튼 이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창원이 함께 했고, 수많은 협력사, 공동운명체가 된 창원의 경제 공동화도 염려됐다. 이번에는 조 사장은 이미 서울 마곡지구로 기울던 그룹수뇌부를 움직이는데 발 벗고 나섰다. 그러나 설득 과정은 매우 험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LG사이언스파크로 결정됐던 것을 뒤집은 것으로, 경남도와 창원시의 적극적인 유치노력이 빛을 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홍 지사와 안 시장은 한목소리로 어려운 결정을 해준 LG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