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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그것이 알고 싶다
‘싱크홀’ 그것이 알고 싶다
  • 조현준
  • 승인 2014.09.30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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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농업연구사
 요즘 싱크홀(sinkhole)이 이슈다. 싱크홀은 석회암 지대에서 발생하는 돌리네(doline)에서 비롯된다. 돌리네란 작은 구멍이라는 세르비아어의 돌리나(dolina)에서 비롯됐다. 석회암 지대에서 석회석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3)이 물에 녹으면서 깔때기 모양으로 패인 웅덩이를 형성하는데, 이 안에 큰 것은 경작할 수 있는 지형을 돌리네라고 부른다. 이 돌리네의 배수구가 움푹 꺼지면서 형성되는 것이 바로 싱크홀이다.

 싱크홀의 생성원인은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석회암 지대에서 석회석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에 녹아서 함몰돼 움푹 패어 웅덩이가 된 땅(와지, 窪地) 또는 오목하게 들어간 땅(요지, 凹地)으로 지반이 꺼지며 지면에 구멍이 생긴 것을 말한다.

 ‘싱크홀’보다는 세계적인 표준용어가 된 ‘돌리네’가 대입수능에 잘 출제되기도 한다.

 돌리네가 확대 발달돼 인근 돌리네와 합쳐진 것을 우발라 또는 복합돌리네라 한다. 바닥 지형은 땅콩 모양을 하고 있다. 국내 돌리네는 생성원인에 따라 용식에 의해서 형성되는 용식돌리네가 많다. 특히 지하에 형성됐던 동굴 천정의 붕괴로 발생하는 함몰돌리네는 석회암 동굴의 입구로 이용되며 관광지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국내 돌리네를 조사한 결과,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는 타원 모양, 단면은 사발 모양, 분포한 위치는 저구릉 산지나 산록경사지가 대부분이었다. 그 크기는 다양한데 직경이 2~200m가 많은 편이다. 토층 두께는 10~40m에 달하며 모래, 미사, 점토의 분포 비율인 토성(土性)은 미사식양질이나 식질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점토가 많은 토양이라도 물 빠짐이 빠르고 잘 되기 때문에 주로 밭으로 이용된다.

 돌리네가 분포한 지형은 화학적으로 용해해 침식돼 나타나는 용식지며,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와 충북 일부의 석회암지대의 산지에 98%의 돌리네가 분포하고 있다. 돌리네가 있는 석회암 지대는 중요한 부존자원이다. 이는 모래, 자갈,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시멘트의 생산재이기 때문이다. 이들 석회암은 세계적으로 퇴적암 중에서 20~25%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 얕은 바다에 퇴적된 퇴적물로, 생물의 유해(유체)가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에 농촌진흥청에서는 강원도 삼척에 돌리네가 관찰돼 ‘우지’라는 토양통을 설정한 바 있다. 평창군 미탄면 고마루에 분포하는 돌리네 또는 우발라는 ‘구덩밭’이라 불린다. 또한 충북 제천시 청풍면 북진리에서는 돌리네를 ‘굼밭’, 그 안에 있는 싱크홀을 ‘굼’이라 부르다. 단양군 가곡면 여천2리에는 ‘못밭’, 또는 ‘지전(池田)’이라 불리는 마을이 있다. 이는 그곳에 형성된 돌리네 바닥이 연못 모양인 것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도 돌리네에서 비롯된 지명이 많은 만큼 돌리네는 하루아침에 생긴 현상이 아닌 것이다. 또한 석회암 지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자연현상으로 주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고 발생빈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재해로 이어질 위험성은 적다. 최근 들어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도심의 싱크홀은 대형 토목공사에 기인한다. 이때 생기는 싱크홀은 되메운 흙의 다짐시공이 부실하거나 지하철 같은 터널 공사 주변 지반이 교란돼 침하하는 것이 주요인이다.

 도심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석회암 지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과는 발생 메커니즘과 원인이 전혀 다른 것이다. 도심의 싱크홀은 텅 비어 있는 공간을 잘 메우고 토층마다 토양에 따라 함수율, 다짐횟수 등 다짐공법을 철저히 준수해 지반침하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이는 만에 하나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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