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들어와서, 진화론은 대중에게 진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진화’라는 표현도 널리 쓰이게 됐다. 스마트폰이 발전해 가는 현상을 진화했다고 표현하고, 전자제품의 놀라운 기능을 보면서도 진화됐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다양하게 쓰이는 진화라는 말은 엄격하게 보면 잘못된 표현이다.
진화는 자연현상에 의해 저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고, 창조는 예전에 없었던 것을 지적활동을 통한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의 발전과 전자제품의 놀라운 기능들은 연구원들의 지적활동을 통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들 제품은 매 순간 창조돼 온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들은 지적활동에 따른 노력의 결과물이므로, 진화보다는 ‘창조’라는 표현으로 써야 한다.
하지만, 대중들은 진화와 창조의 원초적인 의미를 외면한 채, 진화라는 말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진화론과 창조론을 토론할 때면 진화와 창조의 의미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생명체 탄생과 발전’의 비밀로 진화론이 맞을까? 자연과학에서는 지적활동이 가능한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에, 생명체는 자연현상에 의해 저절로 탄생하고 발전해 왔다는 진화론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하지만 자연현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생명체는 너무나 신비롭고 아름답다. 또 자연과학에서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에, 진화론의 대안으로 창조론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아무튼, 진화론과 창조론을 논의할 때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점에서 맴도는 것 같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의문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신의 존재를 입증하는 문제로 이어지는 꽤나 난해한 부분이기도 하다. 즉, 유신론자와 무신론자의 대결구도인 셈이다.
하지만 결국 신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에 따라서 논쟁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정리될 수도 있다. 신이 세상을 창조했으니 창조론이 되는 것이고 신 없이 생명이 발생했으니 진화론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신이 있다고 믿는 유신론자의 입장으로서 진화론의 타당성이 좀 더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독실한 크리스천들과 무신론자들의 주장에는 맞닿을 수 없는 거대한 평행선이 존재한다.
스티븐 호킹의 우주론이 전 세계에 무신론, 유신론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종교 신학자들을 비롯한 유신론자들은 대부분 과학자인 호킹 박사의 주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최근엔 새로운 유신론이 떠올라 호킹의 과학적 우주론이 하등의 문제가 안 될 뿐만 아니라 어떤 점에서는 보다 더욱 열광적으로 지지받고 있다.
진화론과 창조론, 어떤 것을 지지하던 진화와 창조의 원초적인 의미를 이해하고 바르게 사용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