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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예찬
식초예찬
  • 정 효
  • 승인 2014.09.16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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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프힐링센터 창원시 의창구 화천리 약사암 주지 정 효
 시대의 변화에 따른 먹거리의 변화도 참으로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한때는 비타민의 시대가 와서 전 국민이 비타민 열풍으로 집집마다 한두 병의 종합비타민이 없는 집이 없었으며 매실이 열풍을 타면 시장, 마트에서 매실액기스, 매실주를 담는 재료들이 품귀 현상을 일으키고 우엉이 방송을 타는 순간 우엉의 가격이 2배 정도로 뛰어버리고 유명 의사, 유명 방송인이 나온 곳에서 건강에 좋다라고 얘기하는 순간 그 제품은 없어서 못 구하는 귀하신 품목이 돼 버린다.

 이처럼 온 국민이 건강을 추구하고 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겠지만 무엇 때문에 그처럼 건강에 전력을 투구하는 것일까.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길게 산다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노인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오래 산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노인 인구가 늘어가고 있지만 그 숫자만큼이나 병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많아지는 각종 질병들을 감당하기에는 현대의학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응급한 환자는 현대의학이 고칠 수 있는 것들이 많지만 만성질환은 대부분 고칠 수 없어 현대의학을 믿고는 불안하므로 그 부족한 무엇을 찾고 싶은 애타는 갈망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몇몇 방송에 나오는 의사들의 말솜씨에 귀가 솔깃해 정신줄을 놓아 버리고 그 순간 무엇이 좋다더라는 말에 빠져들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한 번은 뒤돌아보라. 지금의 방송에서 나오는 것들의 얘기가 새로운 것이 무엇인가. 예전에 우리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만들고 먹었던 것들의 이야기가 아니던가. 한때 유행처럼 번져가다 기억에 오락가락 한 것들을 떠올려보자. 오가피(가시오가피), 뽕나무, 헛개나무, 장뇌삼, 느릅나무, 쑥, 마늘 등 수많은 열매, 나무, 과일들이 건강의 명단에 올랐다 사라졌지만 누군가 다시 또 방송전파를 통해 건강식품으로 거론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또 찾아 헤맬 것이 아닌가.

 이제는 중심을 찾자.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흔하고 많은 것이 우리 몸에 정녕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조물주가 넉넉히 준 것이다. 싸움 없이 골고루 섭취하라고 그런데 유독 인간만이 없는 것을 귀한 것이라 여기며 비싼 댓가를 지불하면서 구하려 하는 참으로 어리석은 존재이다. 만년의 식품인 식초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건강 칼럼을 쓰면서 유독 식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마트에 가기만 하면 불과 몇천 원에 살 수 있는 식초지만 수많은 회사들이 만들어 내고 있고 선전하는 이유는 분명 식초가 건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점은 식초 만드는 회사들에게 고마운 일이지만 제대로 만든 식초를 보기 어렵다는 아쉬움 때문에 긴 시간을 들여서 만드는 법을 얘기해 봤던 것이다. 현대의학의 아버지라 부르고 있는 히포크라테스도 환자치료에 식초를 사용했는데 식초가 치료용 연고로 사용되기도 하고 궤양 부위를 소독할 때도 사용하고 벌꿀과 식초를 혼합해 가래를 삭히고 쉽게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작용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이런 단순한 감기 치료 외에도 늑막염, 세균성 폐렴 등과 호흡기 질환 치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성서에도 식초 얘기가 나오는데 구약에 4번이나 언급이 될 뿐 아니라 신약에도 4번이 언급되고 있다. 식초는 가난한 사람부터, 부자, 왕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층의 노동을 담당하는 자들은 물에 식초와 소금을 섞어 마셨다. 그것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별문제 없이 힘든 노동을 할 수 있는 근원이었기 때문이다. 식초는 전염병이 왕성하던 시절 빛을 발한 식품이다. 프랑스의 한 마을에 전염병인 페스트가 돌았을 때 페스트로(흑사병) 죽은 사람의 집에 들락거리며 물건을 훔쳐 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결국에 잡혀 재판장에 서게 됐을 때 재판관들이 이 병원균이 득실거려 죽어가는 사람 집에서 물건을 훔쳐가면서도 그 치명적인 전염병에도 무사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그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식초로 몸을 씻었던 것이다.

 결국 이 방법이 알려지면서 성직자, 의사들도 이 방법으로 많은 치료에 활용하게 됐는데 도둑들이 재판관들과 협상해 식초제조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자유의 몸이 됐다고 한다.

 중국은 수천 년 전부터 쌀식초를 만들어 왔고 한국도 이수광의 지봉유설 등에 식초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삼국지에도 고구려인들을 스스로 양조한다라고 기술돼 있다. 이처럼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식초에 대한 예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식초에 담겨있는 놀라운 치유력과 효능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님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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