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0:56 (목)
공중전화 활용 방안
공중전화 활용 방안
  • 정창훈
  • 승인 2014.08.31 2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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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교수
 공중전화는 1889년 미국 발명가 윌리엄 그레이가 동전으로 작동하는 것을 고안하였다. 최초의 공중전화는 후불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통화가 끝난 후 동전이 소모되었다. 공중전화는 사람들이 점점 더 멀리 떨어져 살게 됨에 따라, 안부 전화를 하는 일이 잦아졌으며 이로 인해 공중전화의 필요성이 점차 증가했다.

 한국에도 예전에는 전국 어느 곳을 가나 구멍가게 앞에는 빨강이나 파란 공중전화가 한 대씩은 있었다. 그 앞에서 때로는 술 한잔에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때로는 애틋한 연인에게 조용히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군대에 간 친구에게는 세상과 소통하는 통로와 같았다. 전화 한 번 하려면 낮 시간에는 줄 서서 기다리기도 하고 버스정류장이나 역전 앞에서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있어서 오래 기다려서 짧게 통화하고 뒷사람들 눈치 보고 후딱 나와야 되는 그런 시절이었다.

 카드형 공중전화 나왔을 때는 다들 지갑 속에 공중전화카드를 꽂고 다녔다. 5천원, 1만 원 다양한 가격대도 있었고 연예인 얼굴이 찍힌 것도 있었다. 그때는 친구 집 전화번호는 당연하게 외우고 다녔는데 지금은 내 휴대폰 번호도 간혹 알쏭달쏭하니 모든 것을 기계에 의존하는 신세가 되었다.

 어제 같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약속을 정할 때 전날 몇 시에 만나자고 약속하고 약속장소에서 공중전화로 친구 집에 연락해보고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하고 서로 엇갈리기도 많이 하였다. 한여름 긴 줄을 서서 한없이 기다리다가 전화를 하였는데 계속 통화 중이라 다시 줄을 서기도 하였다. 대구에서 동생이 운영하는 가게에 계시던 어머니께 대학입학 시험 합격소식을 알리려 공중전화 부스 앞 길게 늘어선 줄에 차례를 기다리던 날도 잊을 수가 없다. 공중전화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매개체적 역할을 했다.

 그 당시는 공중전화가 사람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있던 시설이지만 현재는 휴대폰이 대중화되면서 최소한의 필요성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지난 1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7만 대가량의 공중전화가 있다. 20년 전에 비해 4분의 1로 감소한 셈이다. 그나마도 한 달에 10명도 이용하지 않는 공중전화는 9천여 대 정도다. 심지어 1명도 찾지 않는 공중전화도 100여 대나 된다. 공중전화 기본요금이 3분당 70원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대다수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이동통신 5천만 시대’라도 애써 구축해 놓은 전국 공중전화를 옛날 추억 속의 소품으로만 남게 하는 것은 국가적 자원낭비다. 무려 90년 가까이 온 국민의 눈과 귀가 돼준 공중전화에 대한 재활용 방안이 절실하다.

 대부분 OECD 국가들은 저마다 공중전화 운영 효율화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프랑스ㆍ일본 등은 공중전화를 보편적 서비스 대상으로 유지하되 운영 대수를 최소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고, 벨기에ㆍ오스트리아 등은 아예 공중전화를 보편적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공중전화를 통해 디지털 광고를 하거나 와이파이서비스가 가능한 시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공중전화가 설치돼 있는 장소는 공항, 여객터미널, 버스정류장, 기차역, 지하철역, 공공기관, 교육시설 등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많고 위치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곳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공중전화부스가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변신 중이고, 중국에서는 공중전화부스에 외이파이 핫스팟으로 변경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공중전화를 활용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은 없을까? 최소한의 공중전화는 상징적으로 유지ㆍ 관리돼야 한다. 그러면서 태양광을 이용하는 공중전화부스, 인터넷부스, 독서 장소, 관광안내소, 등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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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2014-10-20 10:08:22
어이가 없네요.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란 규정은 누구를 위한 건지?
궁금하면 파이낸셜 뉴스 '몰락한 공중전화에 대한 의리' 찾아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