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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자신”세계 최고 액젓 만듭니다
품질 자신”세계 최고 액젓 만듭니다
  • 임채용 기자
  • 승인 2014.08.21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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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두도식품, 청정해역 싱싱한 생선 잡아 숙성… 설립 6년째 연 5억 매출
▲ 액젓원액을 정제 가열하는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에 위치한 두도식품 공장 전경.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에서 세계 최고 액젓 개발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강무웅(69) 두도식품 회장.

 부산 지역 대표 브랜드 ‘흙표 흙침대’를 개발해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 회장이 액젓 회사 6년간의 경영철학을 풀어놓았다.

 “2004년 어느 날 불결한 환경에서 생산된 액젓 유통 문제를 고발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고 충격을 받은 후 수산인으로서 세계 최고 액젓을 개발하겠다며 고향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로 돌아왔어요.”

 그는 침대 산업에서 식품업계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두포리 앞 잔잔한 바다 위에 팥같이 생긴 작은 섬 하나가 떠 있다. ‘팥섬’이라고도 불리는 섬의 이름은 ‘두도(豆島)’. 강 회장은 그 섬 이름을 따 두도식품을 설립했다.

 그는 두도식품 앞 두도를 끼고 6개 정치망 어장을 운영하면서 액젓을 만드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벌써 액젓회사를 설립한 지 6년. 이제 한 해 5억 원의 매출을 돌파했지만 그는 매출이나 이익보다는 3대째 수산인으로서 살아온 가족력을 내세우며 최고 품질 개발을 생의 목표로 삼고 있다.

▲ 강무웅 두도식품 회장
 또한 강 회장은 동종업계뿐 아니라 누구든지 두도식품 액젓만큼 시설이나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면 격려금 1천만 원을 지급한다는 약속이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기존 정치망 어장에다 다른 어장까지 추가로 사들이며 액젓 생산을 시작했지만 액젓 생산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한 청정해역에서 정치망으로 잡은 생선을 바로 액젓으로 만들 수 있었기에 품질은 자신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역시 위생이었다.

 큰 플라스틱 고무통 안에 소금에 절인 생선을 비닐에 담아 밀봉하고 액젓을 삭혔지만 겹겹이 고무통 틈새로 어김없이 벌레가 꼬였다. 비닐 속 액젓의 품질과는 무관했지만 그가 추구하는 액젓과는 달라 수십t에 달하는 액젓을 모두 폐기했다. 이후 정부가 장독대 모양에 처마가 달린 폴리에틸렌 전용용기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비용에 상관없이 이를 구입했다. 지금 2천개의 용기에 액젓이 담겨져 있다.

 1t 단위의 용기(40만 원)를 스크루 뚜껑으로 밀봉하고 알루미늄 테이프로 한 번 더 틈새를 막아 겉으로 새는 냄새를 잡았다. 그 상태로 1~2년을 삭혀도 벌레가 전혀 꼬이지 않자 그는 마침내 회사를 세우고 액젓 판매에 들어갔다.

 흙침대의 선두 주자로 알려진 강 회장은 액젓을 판매하는 일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판매망이 없었기에 그는 닥치는 대로 지인들에게 액젓을 나눠주면서 입소문을 퍼트리는 전략을 썼다. 동창회에 나가서도 기념품처럼 나눠주고, 골프를 친 뒤에도 선물로 액젓을 건넸다. “얼마나 건넸던지 여태 판 것보다 나눠준 게 더 많다고 느낄 정돕니다. 그래도 품질에 자신이 있었기에 한 번 써 본 사람은 다시 찾을 거라는 확신을 했죠.” 그의 말대로 두도액젓에 대한 품질은 금세 입소문을 탔다.

 그는 “광고 한 번 없이 입소문만으로 지금까지 탑마트, 메가마트와 학교급식 전문업체 등 1천여 곳 학교 급식에 납품한다”며 “자라나는 아이에게 우리 1등 제품을 먹인다는 자부심이 넘쳐 참 기쁘다”고 말한다.

 강 회장은 두도액젓에 대한 그의 ‘결벽증 같은’ 자신감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견학 프로그램 운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부산지역 여성 CEO와 소비자단체 등을 대상으로 두도식품에 대한 견학투어를 실시했으며 홈페이지(www.doodosf.co.kr)를 통해 견학 신청도 받고 있다. 식품 제조과정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기업인 대부분 은 싫어하지만 강 회장은 취재진에게도 “위생에 자신이 있으니 누구든 직접 와서 보라”고 여러 차례나 강조했다.

▲ 위생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두도식품 공장 내부.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인데도 연간 157만 톤 액젓을 수입하고 있다. 강 회장은 그래서 더욱 품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액젓 제조는 짧게 잡아도 1년 이상이 걸리는 제품이기에 고품질을 유지하다 보면 급격한 생산 증대가 쉽지 않다. 강 회장은 “세계 최고 액젓을 만드는 일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흙침대가 명품이 됐듯이 액젓이 명품이 되는 날까지 모든 정열을 다 쏟아부을 겁니다.” 그의 얼굴에는 장인의 기품이 풍겨 나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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