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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코스타리카
오지탐험가 도용복 ‘땅끝을 가다’ - 코스타리카
  • 도용복
  • 승인 2014.08.13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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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70% 국립공원 ‘해변의 나라’
▲ 푼타아레나스의 연인들.
태평양ㆍ카리브해 맞닿아… 커피 맛ㆍ향 세계최고 꼽혀

 중앙아메리카는 나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는 하지만 국경을 넘을 때 육로는 우범지역이 많아서 현지인들은 배와 비행기를 많이 이용한다. 필자도 중미를 여행하면서 비행기로 이동하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지만 더 많고 신기한 볼거리와 구경거리들을 경험하고픈 욕심에 위험을 무릅쓰고 육로 여행을 감행했다. 아주 위험한 경우도 많아서 중미여행 막바지에 엘살바도르로 들어간 다음 날 필자가 이동한 그 길에서 과테말라의 외무부장관이 무장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하는 사고가 현지 신문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었다.

 차로 이동을 하게 되면 국경을 통과할 때 어려움이 많다. 온두라스만 제외하고 모두 무비자이긴 하지만 마약 판매가 성행하기 때문에 검문이 까다로운 편이다. 니카라과에서 코스타리카로 넘어갈 때에는 일전에 중동지역을 여행하면서 여권에 아프가니스탄 비자를 받은 것이 있는데 이 나라에 왜 다녀왔는지, 뭐하는 사람인지 꼬치꼬치 물어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코스타리카는 ‘하늘이 허락한 땅’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눈길 닿는 곳마다 한 폭의 풍경화다. 그만큼 자연이나 사람들의 생활이 아름답다.

 태평양과 카리브 해에 맞닿아 있는 코스타리카는 국토의 70%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만큼 아름다운 열대 우림과 해변을 가지고 있다. 또 비가 잦은 고지대의 화산토양에서 자란 커피는 세계에서 손꼽을 만큼 맛과 향이 뛰어나다.

 코스타리카는 풍요로운 해변이란 뜻. 1502년 콜럼버스가 4차 항해 시 지금의 카리브 연안 도시 리몬(Limon)지역에 처음 도착해서 원주민들이 목에 걸치고 있던 금장식들을 보고 금이 많이 나는 곳으로 여기고 ‘풍요의 해안’이라 명명한 것에서 유래한다.

 중미에서는 경제와 사회가 가장 안정된 나라다. 중미 5개국 중 국민소득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생활수준, 교육수준, 경제와 사회의 안정도 등에서 중미 국가 중 최고이며 문맹률도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낮다. 중앙아메리카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전쟁이나 쿠데타가 일어나지도 않았으며, 1948년에는 군대를 폐지해 국방에 들어가는 예산을 교육에 투자했다.

▲ 어린 아이가 뽐내듯 막 잡은 고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 나라의 국토는 우리나라(남한)의 절반 정도이고, 인구는 약 3백만 명인데 인디오와 흑인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독일과 스페인계의 백인들이다.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는 해발고도 1천180m의 고원에 위치해 열대지역이면서도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고 1년 내내 기후가 쾌적해 일찍부터 주거지로 발달한 고산도시의 하나이다.

 중남미 국가 대부분이 그렇듯이 스페인 식민시절에 건설된 도시들은 하나같이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또 대부분 계획도시로 건설돼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길과 건물이 바둑판 모양으로 배치돼 있다. 산호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치안도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어 혼자 다녀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신이 주신 자연의 혜택 때문인지 정열적이고 역동적이다. 지난 독일 월드컵의 본선에도 진출한 것처럼 국민들의 축구 열기가 대단하다. 동네마다 조그만 공터만 있으면 축구대가 설치돼 있고 여자들도 치마를 입은 채 축구 경기를 할 정도다.

 국민들이 즐기는 또 하나의 오락은 투우. 코스타리카의 투우대회는 중미에서도 가장 격하다.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야생 소의 등에 올라타 로데오를 하는데 위험하기 짝이 없다. 위험한 만큼 투우사들은 출전에 앞서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린다. 투우장 입구에는 우리나라처럼 좌판 노점상들이 자리를 잡고 손님을 불러 모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투우대회를 보기 위해 모여 있어서 굉장히 들뜬 분위기다. 특이한 점은 입구에 경찰이 배치돼 있는데 이유는 음주단속을 하기 위한 것. 가끔 술을 마시고 소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 때문이다.

▲ 코스타리카의 투우 경기는 중미에서도 가장 격하다
 태평양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바닷가 푼타아레나스 해변은 해마다 대자연의 경관을 보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바다가 깊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서 주로 사색을 즐기거나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알맞은 해변이다. 푼타아레나스는 경찰관의 차림이 특이해 눈길을 끈다. 반바지 차림에 자전거 헬멧을 쓰고 있어 허리에 찬 수갑이 아니면 마치 자전거 선수처럼 보인다. 친절한 외모만큼이나 관광객들이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아주 친절하다. 안내도 끝까지 책임지고 해주고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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