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에서의 오류는 실험한 사카린의 농도가 5%였다는 사실이다. 즉 연구자들은 인간이 매일 사카린 음료수 수백병을 마실 것을 예정한 ‘엉터리’ 실험을 행한 것이다. 사카린의 당도가 설탕의 300배 정도에 달하기 때문에, 인간의 경우 0.01%만 넣더라도 단 맛이 나는데, 5%실험은 터무니없어 보인다.
식품회사들은 물론 대중들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존중하고, 또 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바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필자가 지적코자 하는 바는 사카린의 유해성 여부와 함께 연구결과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방식, 즉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전의 실험들에서 사카린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진실이 아님이 밝혀진 것과 마찬가지로, 사카린이 안전하다는 연구 역시 진실과 거리가 있음을 간파해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치않다. 단지 기초적인 논리감각이면 충분하다.
첫째, 아무리 독물질이라 하더라도 ‘소량’ 먹으면 생명체들은 해를 입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계에는 수많은 독물질이 존재하며, 그러한 독물질에 대한 방어기제를 갖지 못한 종들은 쉽게 도태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카린은 발암성과 관련해서 가장 연구가 많이 된 물질 중 하나이며, 관련 논문도 100편 이상이 나와 있다. 그런데 실험에서 방광암을 일으키는 것은 수컷 쥐들이다. 수컷 쥐의 오줌 성분의 특이성 때문에, 소변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사카린이 결합해서 침전물을 만들고, 이것이 방광을 자극, 암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다.
셋째, 동물실험의 한계이다. 사카린 실험결과들은 모두 동물 실험에서의 결과이다. 쥐에게서 나타나지 않는 결과가 인체에서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인간에 나타날 부작용을 동물을 이용해 실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천년 전 학자들의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넷째, 혐의가 벗겨졌다는 말이 무죄를 입증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세기동안 사카린의 유해성이 논란이 된 이유는 사카린의 원료 때문이었다. 사카린의 원료는 산업 폐기물인 콜타르에서 분리한 톨루엔이다. 수많은 발암물질들이 대부분 타르로부터 유래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사카린은 여전히 께름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섯째, 사카린이 우리의 소화계에서 흡수되지 않고 배설된다는 사실 역시 무해하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많은 의약품의 성분들은 분자량이 커, 세포막의 투과성에 걸리게 되고 세포내부로 들어가지 못하지만,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시킨다. 결론은 식품회사가 아니라면 식자재에서 굳이 사카린을, 혹은 사카린이 함유된 조미료 쓸 필요가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천연감미료들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면 사카린말고도 위해 의심물질이 얼마나 많은지 아시나요? 추측성 글보다는 논리적이고 과학적 근거의 글이었으면 합니다.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설탕업체들도 받아 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