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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감각능력과 농업적 이용
식물의 감각능력과 농업적 이용
  • 정미정
  • 승인 2014.08.03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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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정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식물도 인간이나 동물처럼 감각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식물도 영혼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린네는 이 주장에 대해 식물은 감각은 있으나, 움직일 수 없다는 점이 인간이나 동물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러나 찰스 다윈은 콩과작물의 덩굴손이 독자적인 운동능력이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식물도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식물은 인간이나 동물과 유사하게 오감 혹은 그 이상의 감각을 보유하고 있는 듯 하며, 예전에 있었던 사건들을 기억하고, 사물을 인지함과 더불어 이웃하고 있는 다른 식물들과 소통하는 능력까지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도 있다. 스위스 번 대학의 Roman과 Fabienne 교수는 소나무와 오크나무는 건조한 환경에 놓이게 될 경우, 초음파진동을 발생 시킴으로써, 이웃하고 있는 나무들에게 건조조건에 미리 대비하도록 진동으로 신호를 주는 것으로 서로 소통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최근에 호주 웨스턴 대학의 Gagliano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옥수수를 수경재배 조건으로 키우면서 한쪽에서 소리를 들려준 결과,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옥수수의 뿌리가 구부러져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은 식물이 소리를 인지하고 이에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했다.

 식물이 소리에 반응한다는 의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왔다. 음악이 생명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다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윈의 기괴한 실험 중의 하나는 미모사에 바순음악을 들려주고 미모사의 잎이 닫히는지를 관찰함으로서 음악이 식물의 생장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고자 했다. 그 후에도 식물의 청각능력을 다룬 연구들이 수없이 이루어져 오고 있고, 그와 더불어 식물이 빛, 냄새, 그리고 터치(touch)에 반응하는지를 연구한 수많은 과학적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식물에 소리를 들려주면 이 음파가 세포에 물리적으로 작용하게 돼 식물은 이것을 자극으로 인식하고 이를 세포에 전달하는 과정을 거쳐서 유전자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이 변형된 유전자는 최종적으로 주요 물질 대사를 조절하고, 생리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러한 음파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실제로 벼에 다양한 음파를 처리했을 때 다수의 유전자가 음파에 반응해 발현이 증가함에 따라 음파를 이용한 유전자의 인위적 발현조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바 있다. 음파를 이용한 수확 후 농산물의 저장성 향상과 새싹채소를 기르는 시설재배지등에 적용해 항산화등의 기능성 물질을 증대시키고자 하는 연구는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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