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1:32 (토)
포천 빌라 살인 피의자 검거…시신은 남편·직장동료
포천 빌라 살인 피의자 검거…시신은 남편·직장동료
  • 연합뉴스
  • 승인 2014.08.0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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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의자 공황증세·진술 오락가락"…함께 있던 외국인도 조사
▲ 1일 오후 경기도 포천시 포천경찰서에서 '포천 빌라 살인사건' 피의자 이모(50·여)씨가 진술 녹화를 마치고 이동하던 중 취재진에 둘러 싸여 있다.
 '포천 빌라 고무통 변사 사건'의 살인 피의자인 50대 여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시신이 발견된 지 3일 만이고 이 여성이 잠적한 지 2일 만이다.

발견된 시신 2구는 이 여성과 직장동료이자 내연관계였던 40대 한국 남성과 여성의 남편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남편은 집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고무통에 넣었고 직장동료는 직접 목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 숨진 내연남 지난해 10월 해고

경기 포천경찰서는 1일 남편과 40대 남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이모(50·여)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씨는 남편 박모(51)씨와 자신의 직장동료 A(49)씨를 각각 살해한 뒤 이들의 시신을 포천시내 자신의 집 고무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께 소흘읍 송우리의 한 섬유공장 기숙사 부엌에 숨어 있던 이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이씨는 빨간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목격된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과 같은 복장이다.

이씨는 울면서 "시신 2구는 남편과 외국인 남성이다"며 "잘못했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날 남편이 아닌 다른 시신은 지문 감정에서 이 씨의 직장동료 A씨로 확인됐다. 경찰은 전날 역시 지문을 채취해 남편임을 파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이씨와의 내연관계가 들통나 직장에서 해고됐으며 이후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A씨의 가족 역시 A씨가 평소 연락하지 않아 포천 공장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경찰은 현재 이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당초 "길에서 만나 외국인 남성을 집에 데려왔는데 거실에서 다퉈 몸싸움을 벌이다가 스카프로 목 졸라 살해한 뒤 남편의 시신이 있던 작은방 고무통에 넣었다"고 진술했다.

숨진 남편에 대해서는 직접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가 베란다에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을 바꾸는 등 횡설수설하고 언제 살해했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 경찰 공범 가능성 염두…범인은닉 혐의도 검토

경찰은 여성 혼자 힘으로 남성을 목 졸라 살해하기 어려운 점, 휴대전화 기록, 외국인 남성과 만남이 잦았던 점 등을 토대로 공범이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기록과 직장 동료 진술 등을 토대로 이씨가 평소 외국인 남성들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확인했다.

검거 당시에도 이씨는 섬유공장 외국인 기숙사에서 스리랑카 출신 남성 S씨와 함께 있었다. 평소 자주 전화 통화했던 남성이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이씨는 기숙사 옆 부엌에 문을 잠그고 숨어 있었으나 체포할 때는 순순히 응했다.

S씨는 처음에는 이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발뺌하다가 이날 새벽 통화기록을 제시하며 계속 추궁하자 결국 이씨가 숨은 장소를 알려줬다.

검거된 후 이씨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일단 S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했고 우선 범인은닉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신이 발견됐을 때 집 안에서 울고 있던 이씨의 8살짜리 아들은 외국인과 사이에 낳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방글라데시 출신 남성과 사이에 낳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씨의 진술의 워낙 오락가락해 전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수법, 공범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2일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시신 2구 집안 고무통에 유기한 엽기 사건

지난달 29일 오후 9시 40분께 포천시내 한 빌라 작은방 고무통에서 남성 시신 2구가 발견됐다.

높이 80cm, 지름 84cm의 고무통 안에는 이불에 덮인 시신 2구가 들어 있었고 고무통은 뚜껑이 닫혀 있었다.

아랫부분에 있던 시신은 장판에 덮여 있었으며, 위의 시신은 얼굴에 랩이 싸여 있고 목에 2m 길이의 스카프가 감겨 있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미뤄 숨진 지 최소 2주 이상 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고 아래 시신은 지문이 나와 이씨의 남편으로 확인됐다.

위에 있던 시신도 1일 경찰의 지문 감정에서 직장동료 A씨로 파악됐다.

당시 안방에서는 8살짜리 남자아이가 TV를 켜놓은 채 울고 있다가 발견됐다. 집 안엔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쓰레기가 가득했다.

경찰은 곧바로 아이를 병원으로 옮겨 영양 상태 등을 검사했고 다행히 건강에 이상 소견은 없었다.

이를 토대로 이씨가 집을 오가며 아이의 식사를 챙겨주거나 먹을 것을 집에 넣어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이가 현재 정신과 병동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처음 입원했을 때와 달리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가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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