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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물 수혈로 건전 지방정치 풍토 조성을
새 인물 수혈로 건전 지방정치 풍토 조성을
  • 경남매일
  • 승인 2014.07.2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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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4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전망
▲ 지난 23일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6ㆍ4 지방선거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7시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6ㆍ4 지방선거 평가와 향후 전망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석종득 동의대 교수, 민홍철 국회의원이 발제자로 나섰고 최학범 경남도의회 교육위원장, 류한열 경남매일 편집부국장, 김정기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차윤재 마산 YMCA 사무총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공윤권 시민참여정책연구소 소장이 사회를 맡은 이번 토론회는 홍성준 사무국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교육, 언론, 사회단체, 학자 등을 대표하는 패널들이 다각도에서 6ㆍ4 지방선거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경남 정치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이번 6ㆍ4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패배는 지방정치의 후퇴를 가져왔지만 앞으로 야권에서도 역량을 갖춘 새 인물을 키워 경남에서 여ㆍ야가 균형을 이루는 정치구도가 형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석종득 교수
야권 패배했지만 긍정적 모습 발견

 석종득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통합ㆍ창당과 공천 문제를 중심으로 야권의 지난 2012년 대선 득표율 복원과 통합 및 연대가 필요했던 선거전 분위기를 정리했다. “경남은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의 지지가 많았던 지역 중 하나다”며 “도지사직을 버린 김두관 국회의원 후보 때문에 야권 지지자들이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고 말해 당시 야권이 불리했던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에서는 사실상 야권의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치른 도지사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부각시켰다. 김경수 후보가 홍준표 후보에 앞선 김해시와 창원시 성산구를 언급하며 김해시,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 의창구, 거제시, 양산시에서 득표율 40%가 넘었음을 주목했다.

 또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에서 김두관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MB정부 심판론, 상대적으로 약했던 새누리당 이달곤 후보, 한참 물올랐던 도지사감이라는 인식, 서부경남 내 근거지의 유무를 꼽으며 교훈을 얻고자 했다. 이어 경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방의회 제1야당으로 자리매김한 것에도 깊은 의미를 뒀다.

 석 교수는 “제대로 된 견제세력 형성을 위해 노력을 하기에 앞서 보수진영이 진보진영 지지자들을 껴안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경남의 미래라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나갈 주체를 만들어 동부경남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남 내 민주개혁진보세력 만들기에 힘써야 한다”며 “정책소비자 운동을 중심으로 연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민홍철 의원
선거 전략 큰 오류 효과적 대처 못 해

 민홍철 의원은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전략에 큰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국민들을 슬픔과 분노에 빠뜨린 사고였고 새누리당과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상실했음에도 강력히 박근혜 정권심판론을 제기하지 못한 새정련의 잘못된 전략을 탓했다.

 또 공천과정에서 유권자들로부터 대안세력으로서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을 지적했다.

 민 의원은 “지분 싸움으로 제대로 결합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공천과정이 집안싸움으로 비치게 됐다”며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공천과정이 수습되지 못해 전국적으로 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 최학범 위원장
정당 의존 벗어나 인물 위주로 뽑아

 최학범 위원장은 직책에 맞게 박종훈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의 승리를 주제로 토론을 이끌어 갔다. 교육감 선거 전체 17곳 중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승리했고 그 이유를 보수성향의 교육감들의 비리와 경남 현직 교육감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학교에서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나온 것에서 찾았다.

 교육감 선거를 제외하고는 큰 이변이 없었던 것을 고려해 경남 정치 발전 방향에 대해 제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특정 정당의 말뚝만 박아도 당선되는 구태의연한 정치행태에서 벗어나 정당을 떠나 투표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심의 바닥이 어디 있는 파악하고 헌신하는 일꾼이 되는 것과 투표율 높이기를 언급하며 경남 정치발전을 제시했다.

▲ 류한열 부국장
발전적 지방정치 언론 역할이 중요

 언론인 대표로 참석한 류한열 부국장은 이번 지방선거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 평가했다. 새누리당이 크게 이겨 기존의 여야 구도를 넘지 못한 것, 경남도의회 55석 가운데 50석을 새누리당이 차지해 집행부가 견제 기능을 상실한 것, 또 후보 정리가 되지 않은 지역구에서는 사실상 야권 후보가 당선되기 어렵다는 것, 도내의 모든 지역 야권 기반이 붕괴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한 번 정해진 구도는 개인의 역량으로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류 부국장은 지방선거 이후의 언론의 역할을 제시했다. 지방정치를 발전시키는 한 축인 지역 언론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야 지방정치가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행정부가 홍보예산을 빌미로 지방언론의 ‘갑’ 역할을 하고 지자체장의 힘을 키워주는데 이용하기도 하고 지역 행정이 지역 주민과 동떨어져도 침묵하는 경우가 다반사다”며 “이번 선거 이후 야권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에 지방 행정부를 감시하는 지역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정치를 살리려면 특정 정당이 독점한 지방의회의 패거리 정치를 막고 전문ㆍ도덕성이 없는 의원을 질타해야 한다”며 “지역 언론이 유권자가 주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지자체장이 공약을 제대로 지키는지, 의회가 제 기능을 하는지 감시해야 지방정치가 발전할 것이다”고 말했다.

▲ 김정기 교수
합리적 공천제도 지역주의 지양을

 학자의 입장에서 참석한 김정기 교수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란과 세월호 참사,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등 큰 틀은 앞선 패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합리적 공천제도를 강조했다. 공천제도가 바로 시행돼야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각종 공직 선거의 공천과정을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상향식으로 제도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며 “개방형 예비선거제나 포괄형 예비선거제를 법제화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쟁보다는 민생정책에 집중해야 하고 지속적인 복지정책을 구현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개발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차윤재 사무총장
공천제 개혁해야 시민사회 연대를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평가하고 과제를 제시한 차윤재 대표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 ‘좋은교육감만들기희망경남네트워크’를 발족해 박종훈, 진선식 후보를 경선에 참여시켰다. 이를 통해 교육감 당선 이유로는 정당 공천이 없었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범시민사회적 연대를 만든 것을 들었다.

 또 마산YMCA의 스쿨존 정책, 창원생명시민연대의 소권역 수질개선 목표수립, 핵발전소확산반대경남시민연대의 노후원전 고리1호기 폐쇄,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경남시민연대의 친환경 무상급식협의회 구축 등 그간 해온 다양한 지방선거 대응 활동을 소개했다.

 차 대표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해 김 교수와 같이 공천제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선거 출마를 다른 자리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된다”고 당부하며 “선거구에 애정과 시간을 들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의 토론이 끝나고 청중들에게 말할 기회가 주어졌다. A씨는 “지난 2003년도 김해고등학교가 평준화됨에 따라 100여 명이 타지로 빠져나갔는데 이번에는 1천여 명이 외지로 빠져나갔다”며 김해 교육 현실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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