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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아침을 여는 새벽시장
도심의 아침을 여는 새벽시장
  • 박태홍
  • 승인 2014.07.21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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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회장 박태홍
 언제부터인가 진주 중앙시장 언저리에 새벽시장이 들어서면서 도심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동이 트기가 무섭게 펼쳐지는 이곳에는 푸성귀를 비롯한 각종 제철과실과 수산물이 주종을 이루지만 근간에는 약초, 의류, 잡화 등도 띄엄띄엄 눈에 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옛 전성기의 중앙시장을 보는 듯하다. 서부 경남 최대의 도매시장이었던 진주 중앙시장이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쇠퇴해지면서 반사적으로 새벽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50여 년 전 진주의 중앙시장은 그야말로 도떼기시띠이었다. 고양이 뿔만 없지, 없는 것은 없는 그런 풍부한 상품을 사고파는 시끌벅적한 도매시장이었다.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도매가 그 이후부터는 소매가 형성되는 특이성을 지니고 있기도 했다. 산청, 사천, 삼천포, 의령, 하동 등지에 소매상들이 진주 중앙시장의 각종 상품을 도매로 떼어와 현지에서 소매로 하는 판매방식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었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고 판매의 방식과 형태가 달라지면서 진주 중앙시장은 급격한 쇠퇴기에 접어든다. 모든 상권은 대기업에서 유치한 마트나 슈퍼, 백화점에 빼앗기고 말았다. 오늘날까지 중앙시장이 어렵게 존립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에서 재배한 싱싱한 푸성귀를 비롯한 제철과일 판매와 각 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해 왔기 때문이라고 볼수 있다. 이 같은 형태의 상권과 판매 방식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지금도 그렇다. 생산 농가에서 조합을 통한 도ㆍ소매의 유통과정을 거쳐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고 있는 형태다.

 수많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모든 상거래를 매개하고 촉진하는 것은 말 그대로 돈이다. 우리들이 노동의 대가로 임금을 받고 그 돈으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세금을 내는 등 모든 경제적 활동이 돈을 사용함으로써 이뤄진다. 돈이 이처럼 경제활동 즉 상거래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할지라도 경제의 규모와 여건에 비해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나돌아도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반대로 지나치게 적은 경우는 금리가 상승하면서 생산품이 부족, 경제활동이 위축되기도 한다.

 이는 진주 중앙시장의 언저리에 열리고 있는 새벽시장도 마찬가지다. 재배농가ㆍ상인 등이 만들거나 생산해서 가지고 나오는 상품이 많고 사가려는 소비자가 적으면 지역 경기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질 않고 새벽시장도 열리지 않게 된다.

 그러나 생산해서 판매하는 사람과 필요해서 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비등하다면 새벽시장의 효율성은 클 수밖에 없다. 지금 여명을 밝히며 펼쳐지고 있는 진주의 새벽시장이 이와 같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 형태가 많아서인지 동이 트는 시각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시장이 파하질 않고 유지되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가격도 저렴하다. 시내 중앙에 위치해 있어 소비자들의 접근성도 용이하다는 등의 예찬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시장 언저리의 새벽시장은 날이 갈수록 번창하고 면적 또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인도를 점유한 상행위는 불법이지만 묵인되고 있는 상태다. 시 당국에서도 장려할 수도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지역 경기 활성화에는 큰 보탬이 되지만 인근 해당 점포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지역 상가들은 대부분 오전 9시~10시 사이에 문을 연다. 그때까지도 새벽시장 상인들의 거래는 여전히 계속된다. 게다가 파장 후 푸성귀와 마른 쓰레기는 깨끗하게 쓸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수산물인 조개ㆍ생선ㆍ젓갈류는 치워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고유의 냄새로 인해 이곳 상가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

 그리고 중앙대로엔 새벽시장의 뒤처리가 아침까지 계속되는 관계로 교통체증 또한 심각하다. 아직까지 상가주들과 새벽시장 상인 간에 마찰은 없다. 그리고 중앙시장 번영회에서도 별다른 제재를 취하지 않고 있다.

 자릿세 명목으로 거두는 500원~1천원으로 파장 후의 청소만 관리, 감독할 뿐이다.

 그리고 청소 후에도 냄새가 사그라지지 않는 젓갈류와 생선류의 판매 금지를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새벽시장 상인들의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이곳 생존의 장음를 쉽게 단속할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안거낙업하는 이들 새벽시장 상인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계도를 통한 행정당국의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새벽시장 상인들과 인근 상가주들 간에 일어날 수 있는 경미한 사안들을 사전에 점검, 생선 젓갈류 반입 금지, 10시 파장 등 상호 간의 약속이 성숙되는 상생으로 새벽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이를 계기로 새벽시장이 시민도 편하고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잘사는 근간이 된다면 이 또한 현장 행정의 참모습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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