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8:07 (화)
"교육은 뿌린대로 수확 숭고한 가치는 안 변해"
"교육은 뿌린대로 수확 숭고한 가치는 안 변해"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4.07.10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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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용 김해 가야중학교 교장
▲ 이규용 가야중 교장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법과 원칙 바로 지키는
양심 기르는 교육 중요

 교육의 기본이 흔들리면 나라의 백년대계도 흐려진다. 초중고 때 학교나 가정에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익히지 않으면 사회가 혼탁해진다. 세상의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교육의 숭고한 가치는 영원히 지속된다.

 중학교 교장으로 `교육의 틀`을 남기고 싶다는 김해 가야중학교 이규용 교장을 지난 9일 교장실에서 만났다. 그의 교직생활 37년의 교육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이 교장은 내년 2월 천직이던 교육계를 떠난다.

 "교육은 심은 대로 거두는 가장 가치 있는 작업입니다. 교육자는 학생들의 마음에 씨앗을 뿌리는 농부와 같습니다. 한여름 농부의 땀방울에서 가을 수확을 예견하지요. 세상의 어떤 가치보다 교육의 가치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장의 교육관은 바른 투자가 있으면 좋은 결과가 있다는 지극히 원론적이다. 그렇지만 밭에 씨앗을 뿌려만 놓고 그대로 놔두면 열매를 맺지 못하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이 가면 씨앗에서 30배든 60배든 열매를 맺는다고 믿고 있다.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기르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특히 학생들이 등교 후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일은 평생을 두고 유익이 있지요. 그래서 우리 학교는 아이들이 아침마다 책을 읽도록 합니다." 이 교장은 맞춤 독서는 상담보다 훨씬 낫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책 읽기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그는 책 구입에 힘쓰고 저자들을 초청해 특강을 마련해 학생들의 마음을 키워준다.

 가야중의 교훈은 `바른 생각 바른 행동`이다. 바른 생각이 길러지면 자연스럽게 바른 행동을 하게 된다는 이치다. "복도에 휴지가 떨어져 있으면 누군가 주우면 되는 데, 그대로 놔두면 오랫동안 지저분한 상태로 갑니다"라는 이 교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정직한 양심을 길러주는 교육이 중요합니다"고 말한다.

 이 교장은 지난해 8월 제43회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 우승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양산 원동중의 교장으로 재직했다. 기적 같은 우승을 보면서 그는 "믿음은 무한하다"는 체험을 했다. 그는 교회 장로로 신실한 신앙인이다.

 그는 요즘 좋은 학교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좋은 학교을 만들려면 학부모와 학교, 학생이 한마음이 돼야 합니다. 학부모는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고, 학생들은 담임을 도와야 하지요." 이 교장은 질서 있는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복도 우측 통행이나 휴지 없는 깔끔한 학교, 교무실 정리정돈에도 남다른 관심을 두고 있다. "교육 환경이 바뀌면 좋은 교육이 나올 수 있지요. 바른 질서 속에서 효과적인 교육 결과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29학급의 중간 규모 학교인 가야중은 현재 실내체육관이 없다. 김해지역 중학교 가운데 체육관이 없는 3개 학교 1곳이다. 가야중은 운동장도 좁아 학생들이 마음껏 체육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많다. 이 교장은 실내체육관 건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학생들이 제대로 갖춰진 교육환경에서 미래를 꿈꾸어야 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교직생활 동안 끝이 아름다운 교육자가 되려고 합니다. 하루하루 이 시간을 성실과 감사로 채워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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