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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원인과 정기검진
유방암 원인과 정기검진
  • 조성돈
  • 승인 2014.07.02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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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KBS ‘가애란의 알약톡톡’에 유방암이 주제로 등장한 적이 있다. 진행자는 유방암에 대해 올바른 지식만 가지고 있다면, 두려움과 병을 이겨낼 수 있다고 소개한다. 그리고 대담자로 고려대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 교수가 진행을 도왔다.

 정 교수는 그 원인에 대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유전ㆍ호르몬ㆍ환경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이라 말한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니? 놀랍게도 이러한 모호한 표현방식은 의학전반에 걸쳐있다

 어머니나 자매가 유방암에 걸린 사람의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다른 여성의 14배라 한다. 현대의학은 유방암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을 들먹임으로써, 어머니가 유방암에 걸린 적이 있는 수많은 여성을 공포에 질리게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크게 다르다. 하버드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2만 1천명을 대상으로 15년 이상 관찰한 결과, 확률은 단 2.5%에 불과했다. 그 정도의 확률이라면 의학적으로 유의하지 않다. 확률을 조사할 경우, 다른 대부분의 질병에서도 그만한 수치가 산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14배’는 논리를 크게 벗어난 우스갯소리에 불과하다.

 자신이 유방암 발병인자인 BRCA유전자를 갖고 있음을 알게된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미리 유방을 절제했다. 에이즈 양성반응을 보고 자살한 젊은 여성의 경우처럼, 정말 무서운 것은 질병이 아니라 의사들의 부정확한 의료지식이다. 환자가 정상인으로 오판된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검사에서 까다로운 조건을 걸기 때문에, 에이즈 양성반응자가 실제로 에이즈 환자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투베르쿨린도 마찬가지다. 1천명을 대상으로 이 검사를 실시해 85명이 양성반응을 보였다면 이중 실제로 결핵 환자는 5명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호르몬 요인이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 유방암의 발생위험이 높단다. 그리고 노출 기간이 길다는 말은 생리기간이 길다는 의미로,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이 유방암 위험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월경과 유방암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조사할 연구방법은 아직 없다.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유도될 수 있도록, 연구자의 주관을 철저히 배제한 채, 수많은 변인들을 정확하게 조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 노출과 유방암을 인과관계로 설명하는 것은, 몇몇 연구에도 불구하고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마지막으로 환경요인 역시 모호하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운운은 현대에 들어서 만연되고 있는 모든 질병에 예외 없이 해당한다. 고지방식ㆍ음주ㆍ비만이나 환경오염 물질 등은 유방암뿐 아니라 대부분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가설에 불과하다.

 놀랍게도 한국임상암학회가 번역, 소개한 ‘환자가이드북’에는 가족이나 친척 중에 유방암이 있는 경우에는 유방암의 정기적 검진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8년 반 동안 실시된 유방암 검진 추첨실험에서는, 촉진군과 검진군에서 사망자가 비슷했고, 방사선을 사용한 ‘매모그러피’ 검진군의 사망률이 오히려 크게 높았다. 즉 유방암 검진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증거가 나온 것이다.

 유방암 검진에 대해 학계의 비판이 높아지자, 의사들은 슬그머니 입장을 바꿔, 50세 이하의 여자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면 50세 이상의 여자는 괜찮다는 얘기인데,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논리인가, 진실에도 타협과 절충이 있다는 말인가? 사실은 오래 전에 유방암 정기검진이 50세 이하의 여성에게 해롭다는 이유로 철폐된 적이 있었다. 그런데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자 슬그머니 다시 등장했던 것이다. 의사들의 생계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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