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9:07 (목)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
  • 박미순
  • 승인 2014.07.01 20: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미순 김해 어방초등학교 학부모회 담당교사
 지식중심 교육에서 빚어진 과도한 경쟁의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학생들의 인성문제가 그렇다. 그래서 초등교육 일선 현장에서 임하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안타까움은 비단 나 뿐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이번 군부대 총기 사건을 바라보면서, 인성교육의 중요함을 더욱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아이들을 대할 때마다 ‘혹시 나중에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하는 방정맞은 생각에 겁이 덜컥 나기까지 한다. 초등학생 때의 인성교육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시절보다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ㆍ교사ㆍ학부모 모두가 “인성교육 강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중심의 인성교육 실천적 제고와 범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의 연계가 절실하다.

 그만큼 인성교육은 우리나라 최대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려한 성공자’보다 ‘행복한 성공자’가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성공한 자녀’보다 ‘행복한 자녀’를 만드는 것이 학부모의 바람으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본교에서는 실력보다 예절 없는 사회를 용납해선 안 된다는 일념으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김효문 교장선생님을 위시한 전 교사들의 의견으로 학생들에게 예절교육 및 인성교육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회를 계획했다. 강사로는 인성교육전문가 한상덕 교수님을 초빙했으며, 주제는 ‘자녀의 올바른 인성함양을 위한 부모의 역할’이었다.

 그의 강연 내용은 가족과 함께 인생스토리 만들기, 식사자리에서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 배우고 가르치기, 집 안에서 마주칠 때마다 하이파이브하며 신체 접촉하기, 역경지수를 높이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음을 알기, 매사에 감사하고 긍정하는 습관 만들기, 자녀의 발달성을 수용하고 자녀의 미숙한 행동을 이해하기 등이었는데 교사와 학부모가 한결같이 공감했다.

 또 교수님은 “자신은 머리가 나빠 엉덩이로 승부를 걸어, 50세에 이르러서야 겨우 중문과 교수가 됐고, 결국 경상대에서 ‘제일 잘 가르치는 교수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최고의 교수가 됐다”고 말했다. 대기만성형으로 살아온 삶에서 나온 생생한 경험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많은 학부모로 하여금 2시간 동안 웃고 울기를 반복하게 했다. 나는 성적보다는 자녀의 꿈과 끼를 존중해 주라는 교수님의 강한 메시지를 마음에 깊이 새겼다.

 연수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버리고, 요즘처럼 험한 일이 빈번한 세상에서 자녀가 내 앞에 건재해 있음에 감사하며, 내 자녀의 인성교육은 기관보다 부모가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해야겠다고 너나없이 다짐했다. 올바른 사고와 바른 인성으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품격 있는 자녀를 기르는 것에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절감한 시간이었다. 내 아이의 소중함과 교수님이 신체접촉의 중요성을 언급하신 데에 크게 동의한 한 학부모가 “이제부터 아이가 집으로 오면 꼭 껴안아 주겠다”고 웃으며 말하자, 여기저기서 공감했다.

 이번 연수회를 마치면서 나는 학부모들이 보여준 높은 열기와 만족도에, 연수를 담당했던 교사로서 더없이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연수를 통해 학부모들이 학교교육활동 참여에 더욱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연수를 위해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유능한 강사를 섭외해야겠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교육청과 학교의 네트워크 체제인 ‘찾아가는 학부모 교육’도 더욱 활성화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