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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유임에 대한 소회
총리 유임에 대한 소회
  • 박태홍
  • 승인 2014.06.30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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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이 나라의 정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ㆍ

 현세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한 번쯤은 곱씹어 보는 시대적 화두다. 근데 최근 들어 일련의 사태로 인해 국민들은 정국향방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오른다는 옛말처럼 `감놔라 배놔라`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연이어 총리 지명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에도 가보지 못하고 낙마하는 건국 이래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용준ㆍ안태희ㆍ문창극 세 총리 후보자들은 법조계와 언론계에서 괄목할만한 활동을 펼친 우리들의 지도자급에 속하는 인물들임에 틀림이 없다.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도 거쳤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할 수 있는 정치적 소신도 겸비한 개혁성향의 때 묻지 않은 참신한 인물들이다.

 그런데도 야당에서는 이들 모두를 국회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쟁의하듯 보이콧했다. 그것도 허울 좋은 국민의 이름을 걸고 여론이란 족쇄를 채워 박근혜 정부를 흠집 내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벌써 세 번째 총리 후보가 국회의 인사청문회에 가보지도 못하고 무대 뒤켠으로 소리 없이 사라졌다. 이 같은 실정인데도 야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불통 대통령이라고 몰아 세운다.

 박근혜 대통령의 귀는 열려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과 함께 이 사람 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총리 후보를 내정했다가 반대를 위한 반대의 벽에 부딪쳐 이들 모두는 자진사퇴란 이름의 절차를 밟은 것 아닌가 생각된다.

 섬세한 여성이기 때문일까ㆍ 왜 박근혜 대통령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면돌파를 외면한 것인가를 묻고 싶다. 박 대통령은 붕당정치의 도리와 신의를 지키려는 듯 여당 내 중진들의 목소리를 경청, 그들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여진다.

 선거의 여왕답게 7월 재보선을 의식해서 일까. 우리 국민들은 알다가도 모를 답답한 정국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용준 총리 내정자도 평생을 근검절약과 검소한 생활이 화제가 되기도 한 청빈 공직자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대법관에 이어 헌법재판소장까지 역임했으니 총리 자격은 지닌 셈이다.

 하지만 어머니가 물려준 땅의 재산 증식이 야당에 의해 투기의혹으로 내몰리자 청문회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말았다.

 김 총리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를 고령인 점과 건강상의 이유를 야당 측에서 제기했다면 그럴 듯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기도 했다.

 뒤이어 국민검사란 칭호까지 얻으며 시대적 풍운아로 촉망받던 안대희 후보마저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했다. 그 또한 전관예우란 족쇄에 채워져 국익을 위한 국가경영에 참여해보지도 못하는 비운을 맛 봤다. 이들 가족들의 마음 고생은 어땠을까ㆍ 가족 중심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오늘날 안 총리 후보자는 국태민안보다는 가족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공직생활도 반듯했고 개혁 성향의 인물로 오늘날의 난국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적임자로 여겨졌는데 야당의 명분 있는 견제에 의해 박 대통령의 정국구상은 거품처럼 사라져 버린 셈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문창극 총리 후보는 어떤 인물인가ㆍ 기자 출신으로 평생을 총보다 무서운 필을 가진 사람이다. 여ㆍ야를 넘나들며 총 아닌 필을 휘갈겼다. 박수도 받았고 핀잔과 원망도 들었다. 하지만 원래 글이란 해석하기 나름 아닌가ㆍ 총리지명 이후 본인의 처신 또한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이 낙마의 이유일 수도 있겠지만 야당의 견제 역시 주도면밀했다.

 전체적인 글에서 한두 구절을 따 친일파로 매도한 언론의 책임 또한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싶다.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봉쇄당한 국회인사 청문회.

 대한민국 정치인 또는 지도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재산증식도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이라면 자본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다음 총리 후보는 어떤 사람이 지명될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 박 대통령은 사표를 낸 정홍원 국무총리를 다시 기용하는 임시방편을 내밀었다. 이 또한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로 야권의 공격 빌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세월호 참사를 외면하고 총리 1명도 제대로 못 뽑는 무능한 정권이라고….

 그렇다면 야당도 어떻게 오늘의 난국을 헤쳐나가야 하나를 한 번쯤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반대를 위한 견제보다는 협력과 소통으로 이 나라를 바로 세워 나가는 상생의 정치를 펼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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