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8:57 (금)
인사 제대로 하라
인사 제대로 하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6.29 2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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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권력자 특권ㆍ비선라인 존재
`인사가 만사`는 헛구호일 뿐

 민선 6기, 단체장 취임에 앞서 꼴같잖은 측근들의 설레발이 잦다. 권력자 주변의 사적, 비공식적 측근들에 의한 폐해는 익히 알고 있지만 독버섯처럼 존재한 것 또한 현실이었다. 대통령과 도지사, 시장 군수 등 선출직 주변의 닮은 꼴이 `비선 라인`의 존재다.

 이승만 정권에서부터 이명박 정권까지 역대 정권마다 측근놀음에 의한 폐해는 국정을 농단할 정도였다. 그 원인이 인사였다. 그 폐해는 역대 정권에서도 드러났듯이 이 정부에서도 실체적 존재여부는 알 수 없지만 벌써부터 `만만회`란 비선라인이 거론될 정도라면 예사롭지 않다.

 인사 과정이 항상 투명하고 공개적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적 채널을 통한 믿음은 요구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인사 때문이 날이 샌다는 비아냥거림이 잦은 것은 `대통령 인사`가 한국 정치의 중심 문제가 된 듯 대통령 취임 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첩인사라는 말도 그의 인사방식이 측근들에 의한 밀실에서, 비선조직을 따라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서 비롯됐다. 비선라인의 폐해에는 극소수 측근이 눈ㆍ귀를 독점, `폐쇄적 이너서클`을 형성, 인사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에서 출발한다.

 만약, 인사청문회란 제도가 없었다면 일탈한 비리에다 꼼수의 삶이 드러난 현실에서 제도보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또 양심불량인 그들에 의한 국가개조는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다소 혼란스럽지만 인사청문회는 적폐의 출발이라해도 과하지 않다. 따라서 2000년 도입된 인사청문회 제도는 제왕적 대통령의 인사권을 입법부가 견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 사생활 유린, 명예훼손까지 제기될 정도로 부작용도 커진 것도 사실이다. 또 야당은 저격수를, 여당은 일방적 옹호 등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게임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인사청문회가 적격성 심사의 마당이라는 본래의 뜻이 변질한 건 문제지만 과보다는 공이 많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도 잇단 인사(人事) 실패를 두고 여권이 인사청문회 탓인양 호도(糊塗)하고 나서는 것은 황당하다.

 통렬한 반성은커녕 여론재판식인 현재의 인사청문회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 엉뚱한 곳으로 책임을 돌리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欺瞞)하려는 꼼수로 비친다. 여야의 부침에 따라 정략적으로 목소리는 합당하지 않다. 인사실패는 공조직이 무력화 되면서 삐그덕거리게 된 것이 아닌지, 사전검증 및 사후대응의 분석에서 실패를 찾아야 함에도 정부 공위 공직자가 국민 눈높이를 낮춰 주는 게 좋지 않겠는가란 엉뚱한 `국민 눈높이` 탓은 궤변이고 설레발로 들린다.

 아무튼, 선출직 중 대통령은 제한적이지만 청문회란 제도가 적합성을 가려내고 있다. 하지만 경남지사, 시장 군수의 권한도 격을 달리하지만 출자출연기관장은 물론, 공조직의 승진 및 전보 등 인사권한은 절대적이며 그에 못잖게 득실대는 게 측근이다.

 비선라인 이너서클에서 알력과 균열이 발생하는 것도 `인사`란 떡고물을 독차지 하려는 것에서다. 상식과 동떨어진 인사에서 신뢰를 잃으면 그 조직은 모래성이다. 그에 기초한 모든 정책도 신뢰를 얻기 어렵다. 경남지사, 시장 군수는 조직의 말없는 다수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또 예스만 재잘대는 측근에게 답을 구하다면 공조직이 무력화되는 단초다. 화무십일홍이라 경남지사, 시장, 군수가 떠난 빈자리에 남겨진 것은 책임론의 불길이 끝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밤새워 일해도 임기 중 단체장과의 (대면)결재 받는 직원이 10%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을 직시, 앞에서 알짱거리는 측근보다 전체 직원을 보듬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그 군주의 자질은 용인술을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군주라도 인재를 보는 안목과 용인술이 떨어진다면 그 조직은 많은 혼란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남의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

 내일 취임하는 경남지사와 교육감, 시장 군수들은 과연 얼마나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지켜봐야겠지만 그런 능력을 가진 것으로 이해된다. 그래야 경남도민들이 불행해지지 않을 테니까.

 `인사가 만사`인 것은 동서고금 크고 작은 조직 운영에서 증명된 불변의 진리다 `채근담`은 가르치고 있잖은가. 올곧지 않은 측근이여! "혼자만 차지해선 안 되며 나눠 줘야 그로써 재앙을 멀리하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다(不宜獨任 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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