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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교육 학교 정규 교과 채택되면…
안전교육 학교 정규 교과 채택되면…
  • 김재호
  • 승인 2014.06.10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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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 경남애니메이션고 교장
 영국의 철학자 홉스(Thomas Hobbes)는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절대 권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안전국가론을 내세웠다.

 안전사고 위험, 어디에나 존재한다. 그러면 과연 학교는 안전할까? 우리 세상 안팎 생활공간은 온통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화약고라고 생각하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안전사고의 정의는 ‘공장ㆍ광산ㆍ공사장 등에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일어나는 사고’다. 즉 위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고안함에도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서 발생하는 사고라 할 수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노후된 교실 등 시설물의 재난 위험이 있는 학교가 많다고 한다.

 안전교육은 유치원 교육과정부터 편성돼 있으며 학교보건법에도 ‘학교장은 모든 교육활동 중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학생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학교의 시설 장비의 점검 및 개선, 교직원과 학생에 대한 안전교육, 그밖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한다’고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등하굣길 교통사고, 급식사고, 학생들 간 다툼 등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위험성은 무수히 많다. 그 중 학교장이 유념할 것은 노후된 학교시설을 점검 보수하고 증ㆍ개축 시 공사감독을 철저히 하며 교직원과 학생에 대한 안전교육을 업무의 제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를 보면 문제의 원인은 수학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낡은 배와 승무원 및 해경의 무책임과 근무태만임을 알 수 있다. 사고는 이렇듯 허술한 시설을 점검 정비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 이런 참사를 계기로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정규 교과로 채택하고 안전담당관을 학교에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또 교직원은 남의 자녀를 책임진 공동책임자라는 의식이 절실하다. 학생들의 안전사고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인명 사고는 교직을 거는 일이다. 그래서 안전제일은 학교에서 중대한 교육과제다. 학부모는 등교-학교생활-하교-귀가에 이르기까지 자녀의 안전을 기대하며 맡긴 것이다. 내가 맡은 학생들에 대해 내가 책임자라는 의식이 있어야 한다.

 사고의 뒷면에는 대개 금품과 비리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시설물 공사 등에서도 꼼꼼하고 계획적인 예산 투자와 함께 공사감독의 책임을 다하고 학교와 거래하는 업자의 유혹에 넘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학교시설 점검ㆍ보수도 철저히 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의 지휘ㆍ감독 총책임자로 만백성을 섬기는 위치에서 ‘사고로부터 수습에 이르기까지 무한책임을 느낀다’는 심정으로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안전에 관한 과감한 인적 쇄신을 비롯해 가정, 학교, 각종 시설물, 교통기관 등 안전시스템이 대대적으로 정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장은 추호의 안전사고가 없도록 관리ㆍ감독해야 한다. 학교와 가정에서 철저한 안전교육이 있어도 규칙을 서로 지키지 않는다면 사고는 막을 길이 없다. 안전은 혼자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두의 책임으로 살피고 보수하고 교육해야 한다.

 영국의 시인 엘리어트는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 했다. 그래서일까. 지난 4월 16일 세월호의 침몰 사고에 국민들의 위로에도 희생자 가족들의 참척(慘慽)의 슬픔은 달랠 길이 없을 것 같다. 이번 충격적인 인명사고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정부 각 기관에서는 물론 가정과 학교에서도 앞으로는 안전사고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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