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3:34 (토)
이변은 없어도 변화는 있었다
이변은 없어도 변화는 있었다
  • 박태홍
  • 승인 2014.06.09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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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6ㆍ4 지방선거 여야 배분 절묘
정치권은 민심 바르게 읽어야
쇄신 통해 복지국가 건설 추진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들 한다. 사방 열려 있는 신문 방송은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앞세워 보수와 혁신으로 구분, 시시콜콜한 기사를 양산하기도 한다.

 각 방송사에서 6ㆍ4 지방선거를 앞다퉈 내보낸 시사프로그램의 패널들의 선정도 기가 막힐 정도로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쪽 패널이 하는 말도 맞고 저쪽 패널이 주장하는 이론도 옳으니 시청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논쟁점의 기조와 정체성은 찾을 수 없는 애매모호한 설전으로 묘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방송 특유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제 6ㆍ4 지방선거는 끝이 났다.

 이변은 없어도 변화는 있었다고들 각 매체에서 논평들을 내놓았다.

 수도권을 싹쓸이하겠다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한 곳만 재점령했고 경기와 인천을 새누리당에게 내줬다.

 광주도 변화만 줬을 뿐 안철수의 사람으로 지목된 윤장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으로 분류되던 부산의 오거돈 후보도 새누리당의 서병수 벽을 넘지 못하고 치열한 접전 끝에 주저앉고 말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각박한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느 가락에 젖어들지 않고 위대하다 싶을 정도로 냉정하게 판을 잘 짰다.

 6ㆍ25 전쟁의 폐허를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 계획으로 슬기롭게 극복했고 뒤이은 한강의 기적 민주화의 초석이 된 6ㆍ29선언, 금융위기, 88올림픽 성공적 개최 등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등 시대별 국가기조에 국민들은 지혜롭게 대처했다.

 이번 6ㆍ4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절묘하리만치 냉정한 판단은 여ㆍ야 누구에게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현 정부와 여당에게는 성찰과 쇄신의 기회를 야당에게는 올곧은 견제를 다시 한 번 당부하듯 배분의 법칙을 지켜나갔다.

 여ㆍ야를 가릴 것 없이 각 파별 후보들이 골고루 선전하게 한 것도 국민들의 마음이었다.

 국민들의 마음이 이심전심이었을까?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으로 분류돼 온 유정복ㆍ서병수 씨를 인천ㆍ부산시장에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들 중 좌장 역할을 했던 안희정 충남지사를 롤백시켰는가 하면 안철수 의원이 정치생명을 걸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을 한 윤장현 씨가 여론을 뒤엎고 광주시장에 당선되게 한 것이다.

 이를 보더라도 우리 국민들은 현 시국의 정세를 헤아릴 수 있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양극화가 심화되고 분배구조가 악화돼 가고 있는 오늘날 국민들은 이들을 비롯한 모든 당선자들에게 저마다의 공약과 정책으로 지방자치로 한 걸음 더 성숙시키라는 당부를 한 것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일자리 만들기와 삶의 질을 높이는 이 시대의 당면과제를 해결, 중산층을 복원하고 사회 통합을 앞당기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남긴 것 아닌가. 또 대기업 중심의 경제기반을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구조로 나아가서는 수출 중심에서 수출과 내수가 균형을 이루는 체제의 지방자치를 국가경영에 일조하라는 것 아닌가? 경남에서는 홍준표 도지사가 지난 보궐선거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와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를 크게 따돌리면서 경남의 수장이 됐다.

 "경남 미래 50년 멈출 수 없습니다"는 그가 주창하는 슬로건에 따라 지난 1년 6개월은 경남 미래 50년의 주춧돌을 놓았다면 다가올 4년은 모두가 갈망하는 행복한 경남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6ㆍ4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서울을 비롯한 광역 및 지방자치단체들 모두는 출마 당시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여ㆍ야를 망라한 정치권에서도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야 한다. 이번 6ㆍ4 지방선거에서 여ㆍ야 누구에게도 승리를 안겨 주지 않은 우리 국민들의 지혜로움을 한 번 더 되새겨야 한다. 그리하여 쇄신과 성찰로 지방자치와 더불어 국권을 반석 위에 올려놓으면서 국민들이 잘사는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먼 훗날 2014년 6ㆍ4 지방선거의 평가가 새로운 역사의 장으로 남으면서 출마자 모두는 주역이었고 이들을 가려낸 국민 또한 한 시대를 풍미한 조역들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우리 모두는 6ㆍ4 지방선거로 인한 찢어지고 흩어진 지역 정서와 민심을 한 곳으로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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