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3:11 (토)
신임총리 개각과 국가개조 나침반
신임총리 개각과 국가개조 나침반
  • 이태균
  • 승인 2014.05.29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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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 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칼럼니스트
박 대통령 연이은 인사 실패
공직 개혁 추진력 상실 우려
지조ㆍ강단있는 인사 선출을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상처난 민심수습과, 공기업과 공직기강 개혁과 혁신, 관피아 척결을 통한 국정쇄신 등 자신의 국정철학을 구체화 할 제2기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전관예우문제로 28일 자진사퇴함으로써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이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강직과 청렴`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쏟아낼 인물이라고 평가 받은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여론과 야당의 집중포화를 버티지 못하고 낙마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는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였던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부터인데, 김 위원장도 여론의 검증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으로 새정부 초대 총리지명자가 자진 사퇴하는 오명(汚名)을 남겼다.

 안 총리 내정자의 자신사퇴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2기 국정운영 구상은 헝컬어질 수밖에 없다. 공직사회 개혁과 부패 척결 등 국가개조 드라이브에 대한 추진력을 상실할까 우려된다. 안 내정자에게 국가개조의 책임을 맡겨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고 새로운 조각 수준의 개각을 통해 국정운영 정상화를 하기위한 정부조직법도 준비해 교육.사회.문화 부총리를 신설하는 등 정부조직의 새로운 구상도 밝혔으나 안 내정자가 자퇴하면서 차질을 초래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의 `수첩 인사` 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사건 후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도 실패를 거듭해 안타깝다. 청와대가 이번에도 전관예우 문제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검찰 출신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이 안 전 내정자가 `국민검사`란 청렴한 이미지와 위법사실이 없음으로 전관예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실수다.

 박 대통령은 국방부와 법무부 등 특수한 부처는 예외로 하더라도, 더 이상 `삼사 (검사ㆍ판사ㆍ육사) 출신`을 중용하는 인사에서 눈을 떼야만 한다. 삼사 출신이 머리 좋고 공부도 잘해 엘리트 집단이기는 하나, 국무위원으로서의 인품은 분명한 검증이 필요하다. 박 대통령이 눈여겨 봐야 할 총리와 장관은 눈치 100단 관료가 아니라, 권력과 금력에 물든지 않고 지조(志操)있는 선비형이 적합할 것이다.

 예기(禮記) 유행(儒行)편에서 "선비란 빈천하다고 해서 구차하게 굴지 아니하며, 부귀를 누린다고 해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는다. 임금의 권세에 눌려 욕을 보지 않으며, 높은 자리의 사람들 위세에 눌려 끌려 다니지 않고, 관권(官權)에 눌리어 그릇된 짓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을 선비라 부른다"는 것을 박 대통령과 청와대 인사검증 책임자가 되새겨 봐야 한다.

 새로 지명되는 총리나 장관 후보자는 선비다운 인물이 중용돼 국가를 올바르게 이끌어 주길 기대한다. 지금 나라가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다. 박 대통령은 총리지명과 내각의 전면적인 개편을 서둘러야 할 것이며, 철저한 인사검증으로 인사실패의 늪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관료집단의 전관예우는 심각한 상태임에도 전관예우를 받는 당사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일반국민은 평생 직장을 다녀도 몇 억 원을 벌기 힘든데, 검ㆍ판사 출신 황제 변호사(?)는 개업한 지 1년 만에 수십억 원의 수입을 올린다면 우리 국민의 정서와 괴리가 클 수밖에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식적으로 통할 수 있어야 정상이기 때문이다.

 미국 MS 회장인 `빌게이츠`가 미국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그의 기업경영 철학과 큰 소득을 불우한 이웃에게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에는 눈길을 외면한 채 오직 기업경영과 사회사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정치에 직접 입문하거나 연줄을 잡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대통령은 새 총리는 개각의 얼굴이기 때문에 국가개조의 상징성을 대표할 청렴하면서도 친화력을 갖춘 인물로 선정해야 할것이다. 난국을 풀기 위해서는 선비정신을 가진 지조있는 총리가 절실하다. 신임총리는 개각과 국가개조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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