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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부산 동구 선거사무원 7인
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부산 동구 선거사무원 7인
  • 이동근
  • 승인 2014.05.25 2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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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가만 못 있죠”
▲ 부산 동구 선거사무원으로 활동 중인 조현진(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은아, 허은미, 조재옥, 송명배, 우수권, 이상민 씨.
행동으로 실천한 선거운동… “인생 전환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안타깝게도 가족의 품으로 살아서 간 한 명의 생존자도 없었으며 여전히 차가운 바다 어딘가에 있을 실종자들도 있다. 대한민국 대부분 국민이 자괴감에 빠졌고 정부기관의 무능력에 학생들부터 어른들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움직이겠습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그동안의 선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전국적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분위기 속에서 조용하고 다양한 공약을 바탕으로 이번 6ㆍ4 지방선거의 승리를 향해 조용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전국의 많은 선거사무원 중에서도 부산의 동구에는 눈에 띄게 젊은 청춘들이 거리를 다니며 파란색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길에 무의미하게 버려진 꽁초와 쓰레기를 줍고 후보자의 지지를 유권자에게 외치는 이들이 있었다. 지난 24일은 할 수 있는 행동과 젊음의 패기로 선거운동에 참여하게 된 대학생으로 구성된 7명의 선거사무원들을 만났다.

▲ 그들의 선거운동은 각 마을거점을 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쁜 스케쥴에 움직이는 그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의원 후보자의 배려 덕분에 한자리에서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밝은 얼굴로 필자를 맞아주었고, 지지하는 후보자와의 인연도 소개했다.

 지난 2010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벽화마을 조성 현장에 우연히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가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온 분이라고 말했다. 7명 모두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까지 평범한 대한민국의 사람 중의 한 명이었을 뿐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4월 16일 이후로 개개인의 생각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상민 “각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수없이 고민했어요. 그리고 깨달았죠. 저는 다음날 심리상담을 배워보기로 결심하고 요즘은 학교생활 및 선거활동과 심리상담 수업을 병행해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습니다.

▲ 서은아 양이 거리를 다니며 유권자들이 버린 명함을 줍고 있다.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7명은 나이도 성별도 모두 다릅니다. 저희는 봉사활동을 계기로 인연이 되어 가끔 만나 친분을 유지하던 사이에 불과했습니다. 모두가 세월호 안에 그저 어른들의 이야기를 믿고 어른들이 구해줄 것이라고 기다리고 있던 우리 동생들에게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20대를 지나 살아오는 동안 나는 정녕 그동안 무엇을 공부하고 행동했던 것인지 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무력한 상황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위기는 늘 기회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 조별로 산복도로를 걸으며 후보자 홍보를 다니고 있는 1팀.
 그들은 세월호를 통해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을 했고, 생각을 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그 일을 실천하는 일은 단호한 결의가 필요한 일이기에 기특하고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서은아 “예문여고 재학시절, 저 역시 제주행 수학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있기에 세월호 참사는 정말 충격이 컸어요. 게다가 더욱 슬픈 일은 사고 전 후로 분명 참사를 줄일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국은 어른들의 욕심 탓이라는 생각과 나 또한 그런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운 생각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정치 하는 분들은 다 똑같다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더욱더 관심을 갖고 바로잡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했고 그러던 중 평소 봉사활동을 하던 곳의 후보님이 시의원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가 내세우는 공약 또한 모두가 지역주민들을 위한 것들이었고, 오랜 시간을 지켜본 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습니다. 후보자 역시 그동안 행정적인 벽에 부딪혀 좌절한 부분이 많으셔서 이번에는 직접 겪은 구조적인 한계를 바꾸어 보고자 하는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도와드리고 싶었고 그 계기를 통해 선거캠프까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이제는 선거사무실 주변의 주민들이 고생이 많다고 반겨준다.
 내 또래의 다른 청년들도 무관심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기회이자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될지도 모를 이번 6ㆍ4 지방선거에 꼭 투표하기를 바랍니다.”

 허은미 “이번 선거운동은 제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습니다. 25년 인생을 살아오며 스스로 생각하고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성취감을 주는 일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끈기와 인내 그리고 봉사정신 또한 배웠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4시에 집을 나서면서 이런 이른 아침에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살아가는 것에 의미를 두지 못했는지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아주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느낀 점 또한 말할 수 없는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었다는 것을 이번 선거 활동을 하며 깨닫게 되었고 세월호 아이들의 미안한 마음과 아무것도 스스로 시작하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시작한 이번 선거 활동이었지만 믿는 분을 내 능력을 다해 도와드릴 수 있다는 점도 정말 뿌듯한 일입니다.”

 우리는 지난 두 달 동안 대한민국의 어른들이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 알게 되어버린 것 같다.

 누구는 ‘제도의 침몰’, ‘국가 없는 국민’을 말했고, 누구는 상시적 재난대비시스템을 강조했다.

 누구는 권력집단의 초법적 불법적 행위를 규탄했고 다른 누구는 성장시장주의와 시장만능주의 아래 퍼져있는 직업윤리의 상실을 지적했다. 그래도 자괴감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사회의 구조가 구조를 지탱하는 정신에서 오는 것이라면, 이 정신은 행동을 야기한다.

 더 근본적인 것은 삶의 태도의 문제이고, 이 태도를 지탱하는 감성의 구조라고 생각한다.

 개인은 많은 것들을 극복하며 이겨내며 살아간다. 지난날의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과 국민이 나아가는 길 또한 되새겨야 하는 일이지만 이번 대한민국에 찾아온 비극 앞에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지금 각자가 생각하고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절실한 일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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