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일수ㆍ강수량 증가… 경남 기후변화 관심을
폭염일수ㆍ강수량 증가… 경남 기후변화 관심을
  • 배미진 기자
  • 승인 2014.04.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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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동안 평균기온 0.5℃상승
작년 8월 폭염 16.1일 관측 이래 최다
▲ 창원기상대는 경남과 창원의 강수량이 처음 10년(1986~1995) 대비 최근 10년(2004~2013) 각각 154.6mm, 157.9mm 증가했다고 밝혔다. 호우일수 또한 처음 10년에 비해 최근 10년이 경남 0.8일, 창원 0.6일 증가했다. /기상청
 2014년의 봄, 노란 꽃망울을 톡톡 터뜨린 개나리와 그 참맛을 느끼기도 전에 분홍빛 진달래가 피어났다. 흐드러진 벚꽃이 길거리를 수놓은 건 순식간이었다.

 봄꽃이 때 이른 초여름 날씨로 개화시기가 뒤섞이는 바람에 올해 꽃구경에 재미를 못 느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통상 4월에 등장하는 제비, 개구리, 나비가 3월에 출현했고 1922년 기상청이 벚꽃을 관측한 이래 처음으로 서울의 벚꽃이 3월에 개화했다.

 평년에 비해 이른 시기에 고개를 내민 봄꽃뿐만 아니라 추워졌다 더워지는 ‘널뛰기 날씨’ 탓에 생활의 변화는 물론 각종 행사, 축제에 차질을 빚는 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라 했다. 얼굴의 관상으로 살아온 궤적을 가늠하고 미래를 점쳐볼 수 있듯 기후는 기상청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기상 관측자료를 토대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창원지역에서 기상업무를 시작한 지 30주년을 맞은 창원기상대가 분석한 경남지역의 기상ㆍ기후를 토대로 앞으로의 기후변화에 대해 가늠해봤다.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날씨와 기후는 구분할 필요성이 있다. 날씨는 시시 각각의 대기상태로 온도, 강수, 바람 등으로 나타나며 불규칙하게 변화한다. 이런 날씨 상황을 장기간에 걸쳐 관찰ㆍ종합한 것이 기후다.

 일반적으로 기후는 대기권, 수권, 빙권, 지권, 생물권 등 다양한 요소들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이중 하나라도 달라진다면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날씨가 나타난다. 이게 ‘기후변화’다. 대기의 순간적인 상태를 말하는 날씨와 대조적으로, 기후는 평균값, 전형적인 변동 그리고 허리케인, 사이클론과 같은 극단현상의 빈도로 나타내는데 이러한 기후 산정의 시간 척도는 보통 30년. 그래서 날씨는 시시각각 감정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기분’에 기후는 오랜 세월 쉽게 변치 않는 ‘성격’에 비유되곤 한다.

 기후변화는 지구궤도의 변화 같은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도 있으나 인간에 의해 배출된 온실가스나 화석연료 사용, 무지막지한 삼림벌채 등이 급격한 기후변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로 인한 가뭄이나 생태계 혼란, 질병 유발, 식량 부족 등과 같은 악영향들은 오랫동안 각종 매체에서 다뤄지며 경고한 바 있다. 세계 곳곳 기상재해에 대응한 지혜를 짜내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지역의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대처방안을 모색해보자.

▲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 위치한 창원 기상대 전경.
 창원의 기상관측은 1984년 8월 이후부터 시작됐으나 평년값 자료에는 1986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경남지역(창원ㆍ진주ㆍ통영ㆍ거창ㆍ합천ㆍ밀양ㆍ산청ㆍ거제ㆍ남해 9소)과 그중 창원의 기후변화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경남지역은 1986년을 기준으로 처음 10년(1986~1995) 대비 최근 10년(2004~2013)의 평균기온과 최고기온, 최저기온이 각각 0.5℃, 0.3℃, 0.4℃ 상승했다. 무척 더웠던 지난해, 경남과 창원은 최근 10년보다 평균기온이 각각 0.1℃, 0.3℃ 높게 나타났다.

 강수량은 처음 10년(1986~1995)에 비해 최근 10년(2004~2013) 경남과 창원이 각각 154.6㎜, 157.9㎜ 증가했으나 작년에는 긴 장마 기간에도 불구하고 각각 평년(1981~2010) 대비 81%, 72%로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폭염일수(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의 연중일수)와 열대야일수(일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의 연중일수)는 경남의 경우 처음 10년(1986~1995)에 비해 최근 10년(2004~2013) 각각 4.8일, 1.1일 증가했고 창원은 0.4일, 2.7일 감소했다. 영하일수(일최저기온이 0℃ 이하인 날의 연중일수)는 경남이 1.5일 감소하고 창원이 3.2일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2013년)은 여름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경남과 창원의 폭염일수는 각각 20.8일, 22일로 1986년 이래 최다 3위를 경신했고 열대야일수는 각각 15.2일, 25일로 각각 2위,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무더웠던 작년 8월 폭염일 수는 경남, 창원이 각각 16.1일, 18일로 기상관측 이래 최다 1위를 갈아치웠다.

 호우일수(일강수량이 80㎜ 이상인 연중일 수)를 살펴보면 경남, 창원은 처음 10년(1986~1995)에 비해 최근 10년(2004~2013)이 각각 0.8일, 0.6일 증가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관측자료에 따르면 경남과 창원은 최근 들어 아주 덥거나 추운 날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10년 IPCC 총회(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온도가 1750년 대비 2℃ 이상 상승할 경우 지구의 기후변화를 억제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경남과 창원의 기후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에 기상청은 슈퍼컴퓨터와 기후변화모델을 이용해 전 지구, 한반도 및 남한상세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하고 있다.

 자료를 보면 경남ㆍ창원의 평균기온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했을 때(RCP8.5) 21세기 후반기에는 현재 기후 값보다 각각 4.7℃, 4.8℃ 상승한 17.5℃, 18.7℃로 전망되며 온실가스 저감이 상당히 실현되는 경우(RCP4.5) 각각 2.2℃, 2.3℃ 상승한 15℃, 16.2℃로 예상해볼 수 있다(그림 참조).

 스턴의 기후변화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전 지구 기온이 4℃도 상승하면 해안지역 인구 최대 3억 명이 홍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3℃ 상승하면 최대 50%의 생물이 멸종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보다 온실가스 저감이 상당히 실현되는 시나리오대로 2℃ 범위의 기온변화가 진행된다면 기후변화의 속도와 규모를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지구기온이 얼마나 높아질 것인가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고 그에 따른 대응책이 절실해진 상태다.

 사람들은 이제껏 기후에 대해 체험적으로 알고 있을 뿐 객관적 수준의 인식은 부족한 상태에서 살아왔다. 그 탓에 정부, 과학자의 발표나 다양한 정책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적어 소극적인 관심과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예전부터 일어나 왔고 앞으로는 그 추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지금부터 대비한다면 그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적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창원기상대 고혜영 예보관은 한 가지 해결책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주민의 의식 증진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사람들의 의식 속에 박혀있지 않으면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며 “기후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는 사회적 관성을 감소시키는 노력과 더불어 전반적인 사회제도가 적응력을 갖도록 정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지역의 기상ㆍ기후 감시와 예측에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기상관측환경의 보호와 유지도 매우 중요하다. 홍성대 창원기상대장은 “창원기상대가 창원지역에 자리 잡은 지 30년이 됐지만 보다 온전한 기후자료의 축적을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창원의 기상관측소가 100년 이상의 연속적인 관측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창원을 비롯한 경남은 한반도 남단에 위치해있고 바다에 접하고 있어 기후변화의 영향을 어느 지역보다도 먼저 경험할 확률이 크다. 따라서 우리 지역의 기후변화가 어떻게 나타나 왔고 앞으로의 변화양상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에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도움말 : 홍성대 창원기상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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