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2:16 (토)
눈부신 기도의 힘…
눈부신 기도의 힘…
  • 연합뉴스
  • 승인 2014.04.23 2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망적 단원고 교정 환한 희망의 빛
 ‘낮이 저물고 희미한 밤이 될 때까지, 난 아직도 왜 당신이 떠나갔는지 몰라요(As days go by and fade to night I still question why you left)’

 여객선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오후. 지난주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참사를 당한 단원고 2학년 교실이 모여있는 학교 건물 3층에 팝송 한 곡이 흘렀다.

 복도 끝 청소도구함 위에는 휴대전화가 연결된 스피커와 국화 두 송이가 놓여있었고 ‘돌아올거라 믿습니다. 1기 선배 ○○○’라는 메모와 미국 가수 존 레전드의 섬데이(Someday) 노랫말이 적혀 있었다.

 후배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선배의 간절함이 노래에 녹아들어 2학년 교실 구석구석을 맴돌았다.

 이제는 자물쇠로 굳게 닫혀버린 교실. 닿을 수 없는 교실 안쪽은 마치 지금으로써는 속시원히 들어가보지 못하는 침몰해버린 배 세월호와도 같았다.

 교실 창문에는 ‘돌아와 달라’, ‘기다리고 있을게’, ‘조금만 더 힘내’라는 친구ㆍ선후배들의 메모와 물, 빵, 초콜릿과 같은 간식이 붙어 있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누군가 놓고 간 하얀 국화꽃 한 다발과 편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교실은 긴 침묵 속에서도 학생들을 말없이 기다리는 듯했다.

 학교 한쪽에서는 24일 재개하기로 한 수업을 앞두고 학교 정상화 작업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계속됐다.

 구조된 학생과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않은 2학년 80여 명은 4개 반으로 나뉘어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담임교사는 외부 또는 내부 교원으로 재배정할 계획이다. 구조된 후 현재 치료를 받는 교사 2명은 병가 등의 이유로 곧바로 학교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은 건물 곳곳에 남아있는 메모와 편지, 국화꽃 등은 모두 한곳에 모아 보관하기로 했다. 또 교실에 남아있는 유품은 향후 유족이 원하면 상자에 담아갈 수 있도록 준비했다. <관련기사 2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