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36 (금)
‘별그대’와 진주 운석
‘별그대’와 진주 운석
  • 박태홍
  • 승인 2014.04.14 2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태홍 본사 회장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인기를 끌면서 종영됐지만 그 여파는 경상을 겉잡을 수 없이 요동치게 했다.

 국내는 물론 중국까지 진출한 이 연속극은 김수현, 전지현 두 남녀 주인공의 인기도 하늘을 치솟았지만 촬영지였던 통영의 장사도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별에서 온 남자 주인공 김수현과 지구에서 살고 있는 여자 주인공 전지현이 만들어가는 로맨스드라마로 1609년(광해군 1년)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돼 있는 우주선 출몰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픽션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영의 장사도는 연일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으며 관광업계에서는 이를 테마로한 관광상품을 개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처럼 잘된 드라마 한 편이 관광 이벤트로서의 활동 가치가 있는데 우주공간으로부터 진주로 직접 떨어진 운석의 관광효과는 어떠하겠는가? 3월의 진주는 운석으로 인해 시끌벅적했다. ‘별에서 온 그대’가 아닌 ‘별에서 온 로또’로 통칭되는 운석이 한 달새 4번이나 발견된 것이다.

 지난 3월 10일 진주시 대곡면 파프리카 재배 비닐하우스에 떨어진 운석을 비롯, 미천면 오방리 콩밭과 야산 그리고 집현면 개울가 등에서 차례로 발견,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다.

 운석이란 우주에서 지구로 돌입한 자연물체가 지표면까지 떨어진 것이고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면 별똥별 즉 유성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이 같은 일은 흔하지 않았으며 특히 이번처럼 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4곳에서 운석이 발견된 것은 학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운석에 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자 진주 경상대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세계 9개국에서 수집한 16점의 운석을 지난 3월 24일부터 3일간 공개하는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이때는 전국에서 ‘별에서 온 로또’를 발견하기 위해 진주로 많은 탐사객이 몰려온 시점이어서 전시회 관람객도 줄을 이었다고 한다.

 한편, 진주시 당국에서도 4곳에서 발견된 운석을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도 했다.

 이에 따라 진주시는 운석이 발견된 지점 4곳에 대한 보존조치를 하는 한편 발견일시와 발견자, 운석의 규격 등 상세한 설명의 안내판도 세웠다.

 또 운석 발견지점의 훼손을 막기 위한 아크릴 소재의 보호 상자도 제작, 설치했다.

 그리고 문화재청과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정부차원의 운석 보호를 요청하면서 우주 자연 낙하물체의 등록제 추진과 전시, 연구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세부사항이 조례 또는 법제화되면 진주시는 운석소유자들로부터 운석을 사들이거나 임대, 또는 기증 형식의 철차를 밟아 상설 전시장을 마련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와 병행한 경남도 과학교육원 내 화석 문화재 전시관과 혁신도시 내 익룡 화석지 등과 함께 전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4곳의 운석 발견지점과 전시관을 관광객이 걸을 수 있는 7㎞의 둘레길도 조성, 1일 관광코스로 먹거리와 구경거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가꾸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진주는 기존의 진주성과 촉석루와 함께 운석도 보고 대한민국 제1의 비빔밥과 냉면도 먹을 수 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겸비한 관광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운석이나 유성은 임금이 승하하거나 큰 인물이 죽거나 아니면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해가 예상될 때 나타난 불길한 징조라고 했지만 오늘날의 운석은 길조로 여겨짐과 동시에 ‘우주에서 온 로또’라고 통칭될 만큼 행운을 가져다주는 돌로 주목받고 있다.

 운석은 귀한만큼 비싼 값에 팔리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아무튼 진주는 축복받은 도시인가? 3월 한 달 사이에 하늘에서 4개의 돌이 진주에 떨어져 국민의 관심을 6ㆍ4 지방선거 못지않게 집중시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게다가 시당국도 발 빠르게 이를 관광자원화해 지역의 경제활성화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하니 이 또한 경사가 아닌가 싶다.

 4백여 년 전 우리 선조들이 왕조실록에 남긴 한 줄의 UFO 출몰 기록. 이를 바탕으로 한 한 편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그리고 진주의 운석 발견이 무관하지만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우리 모두는 사실적인 진주의 운석 발견을 경건함으로 받아들이고 후세에 남길 수 있는 진주의 새로운 아이콘인 운석 보전을 위한 전시관 건립에 뜻을 모아야 할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