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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위기 땐 독립영화죠"
"한국영화 위기 땐 독립영화죠"
  • 연합뉴스
  • 승인 2014.04.1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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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감독 `한공주` 해외영화제 잇단 수상
▲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한공주`.
"한국영화에 위기가 찾아올 때, 위기의 돌파구를 헤쳐나가는 건 아마 독립영화일 겁니다."

 최근 영화 `시선`을 선보인 이장호 감독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국 상업영화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분기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독립영화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주요 해외영화제에서 잇단 수상을 이어가며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한공주`다.

 제13회 마라케시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선댄스영화제와 함께 독립영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제43회 로테르담영화제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최근 폐막한 제28회 프리부르영화제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지난 5년간 `똥파리`(2009) `무산일기`(2011) `지슬`(2013)이 보여준 성과와 비견되는 성적이다.

 가슴속을 깊이 파고드는 슬픔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이수진 감독의 건조한 연출은 최근 한국 상업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드높은 경지를 보여준다. 사회의 여러 문제를 캐릭터 속에 농축해서 보여주는 솜씨도 탁월하다.

 이용승 감독이 대학원 졸업작품으로 출품한 `10분`의 만듦새도 녹록지 않다. 영화는 제38회 홍콩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한국영화로 이 상을 수상한 건 `플란다스의 개`(2000) `파수꾼`(2011)에 이어 세 번째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20~30대 청춘들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슬픈 현실을 담았다. "말 많은 동네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만 명심하라"는 대사처럼 현실에 맞닿은 대사들이 팔딱거린다. 부조리한 사회 현실과 꿈을 포기해야 하는 가정사 속에서 삶의 모퉁이로 내몰린 주인공의 처지는 동정심을 자아낸다.

 `아버지의 이메일`은 한 인물의 개인사를 통해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조망한 다큐멘터리다. 홍재희 감독은 가족과 지인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한 가족이 겪었던 굴레의 세월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에둘러가지 않는 직구같은 영화다. 솔직함에서 비롯된 영화적 힘은 그 어떤 극영화 못지않다. 2012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첫 사랑의 아련함이 극을 감싸는 로드무비 `셔틀콕`도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재혼한 부부가 사고로 죽으면서 남은 아이들이 겪게 되는 성장통을 미세한 감수성으로 포장했다. 여성 감독 이유빈의 섬세한 시각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민평론가상을 받았다.

 또 다른 여성감독 문시현의 `신의 선물`도 주목해서 볼만하다.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이 영화는 아이를 원하는 여자와 아이를 원치 않는 여자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37회 예테보리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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